-의외로 류승완 감독 영화를 극장에서 본건 이번이 베테랑(2015)에 이어 두번째 밖에 안되었다.
-늘 그리 큰 기대는 안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는 만들어주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굵기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는 감독의 이미지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류승완 특유랄까 한국 영화 특유랄까 어설프 개그씬 몇몇은 여전히 불만. 저 장면에서 저런 연기 디렉팅이라니..하는 장면도 여전히 존재.
-김윤석의 연기는 여전히 안정적이었고 조인성의 연기는 여전히 무언가를 연기하는 '조인성'이었던 반면
허준호는 나이가 들수록 마음에 들어간다. 젊을 때는 허세끼만 보이고 다 똑같은 연기같아서 별로 맘에 안들었드랬는데 멋있게 늙어간다.
오 구교환 나오는구나, 하고 반갑긴 했는데 음...전형적인 캐릭터라 이렇다할 구교환의 장점이 보이는 것 같진 않았다.
-저 많은 엑스트라들을 운용하는 현장이란 건 엄청난 일일텐데 용케도 해내는구나, 하고 군함도에 이어 생각.
이번엔 심지어 외국인 엑스트라가 대부분일텐데...류승완 감독의 노하우는 이리저리 많이 쌓여있겠다 싶었다.
-이런 해외의 큰 이슈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 한국영화는 (당연하지만) 지극히 한국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런 이야기의 시각이 이슈의 전체적인 의미나 해결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당연하게도)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밖에
진행이 안되는 것 같다. 어설프게 이슈 자체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다루려고 한다면 중국공산당영화나 삼류 팍스아메리카나는 꼴이겠지만
그런 형태로 잘 만든 한국영화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정말 우리나라 쪽을 정의의 사자들처럼 보이게 안그려낸건 대칭찬.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허준호가 밤늦게 담장을 하나 사이에 두고 김윤석에게 애처롭지만 비굴하지 않게 건네는 한문장의 대사씬이었는데
정말 여기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저런 말을 개인이 아닌 국가적으로 얘기가 됐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