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무서운 영화는 최대한 피해서 살아보려는 게 나의 작은 발버둥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좋다고~ 좋다고~ 사방에서 추천하는 영화는 와들와들떨며 긴 텀을 두고 하나씩 보곤 한다.
-몇년 전 봉준호 감독이 꼽은 올타임 10대 영화라는 말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그 사이 용기를 더 그러모아서 이제야 찜해 둔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이게 1997년 영화라니... 이 영화는 몇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영화사에서 어떤 새로운 흐름을 가져온 영화들은 세월이 지나 보게 되면
아무래도 그를 흉내내거나 변주한 다른 작품을 먼저 보고 나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수 없이 그 대단함의 빛이 오롯이 다가오지 않고 조금이나마 바래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없었다.
물론 무서운 영화였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보다 이 영화의 만듦새의 비범함이나
기존의 영화들이 보여주던 긴장과 이완의 경계를 아무 상관없이 무너뜨리는 모습이 기가 막혀서
무서울 여유가 없었다.
-과연 명작이다. 이런 새로운 호흡을 가진 다른 작품을 몇 편이나 봤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웠다.
1997년에 이 영화를 봤으면 난 도무지 이해를 못했을 것이다.
-신기하다. 보고 나서의 여운이 꽤나 길다.
2년전 4K 재개봉했을 때 갔어야 되는 거였다... 하...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정말 10년에 한 번 갈까말까라...
-쿠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다른 작품도 하나씩 봐야겠다.
적어도 내가 무서워하는 영화의 종류는 아닌 듯 하니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