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나치가 티셔츠를 팔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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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아리아인들이여 단결하자' 라든가 '다시 일어서자 독일이여' 라든가
뭐라든가 문구를 하나 달아서요.
문구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메갈이 판매한 티셔츠의 그것처럼.
문제는 티셔츠를 판매한 단체가 가진 성격이죠.
나치나 메갈이나 특정 대상, 단체를 혐오, 배척, 공격하는 걸 수단으로 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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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으로 위대한 독일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남자를 혐오하는 것으로 페미니즘을 이룰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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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문구에는 문제가 없는데 왜 그러냐는 사람들도 있죠.
나향욱은 얼굴에 '너희들은 개, 돼지'라고 써놓고 다녔습니까?
Girls do not need a prince
여자(소녀)는 왕자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문구 자체는 참 좋네요. 자기주체적? 선언처럼 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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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왕자님에게 의지하지 않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우뚝 서는 것과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 사이의 연관 관계는 뭐죠?
ps 정의당. 정치적 신념과 직업활동은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그럴 수도 있겠죠. 어디 가서 떠들고 다니지만 않는다면.
박지성과 함께 뛴 외국선수 중에 인종차별주의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내는 순간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