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누가 보면 이재명이 대통령 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계략과 거대한 음해 작전을 펼친 것처럼 생각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소거법의 결과, 남아있는 대권 주자가 이재명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은 애초에 호불호가 극심한 인물이었습니다.
누구는 그 행위를 추진력있고 강단있는 성격으로 판단하여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고집불통이며 예의 없다고 생각해서 싫어합니다.
사실상, 이재명 스타일 자체가 양날의 검이고
그 스타일을 생각하면, 타 후보에 비해 후보군에서 2~3위로 밀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 때 그 때, 이슈로 떠오르긴 해도 바로 1순위로 치고 올라오긴 어려운 스타일이었죠.
대안이 있다면
사실 이재명이 아니더라도
다른 민주당 후보가 강력하게 올라왔을 겁니다.
근데 그 대안들이
다 스스로 무너져버렸어요.
사실 문프가 대통령 당선될 당시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를 떠올려 봅시다.
그 때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어요.
'민주당에 대권 인물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민주당에 인물이 많으니 문대통령을 이을 장기집권이 충분히 가능하다.'
안희정, 박원순은 행정력이라면 이재명에 뒤지지 않을 수준의 인물이었습니다.
당시엔 오거돈도 있었어요.
뒤늦게 이낙연까지 합류한 겁니다.
사실 이재명은 분명 인기있는 존재였지만, 호불호가 극명했기 때문에, 위 인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매번 대권 주자로 임명은 됐어도,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정작 대선에 와서 위 인물 중 남아있는 인물이 없었습니다.
구설수가 많았던 만큼, 가장 먼저 탈락하지 않을까 싶었던
이재명이 남아있었고.
그 대항마인 이낙연이 있었던 거죠.
문제는 이낙연의 행보였습니다.
국무총리 시절까지만 해도 민주당 대권 주자가 하나 둘씩 무너지면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급작스런 '사면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는 이명박과 박근혜의 심판을 제대로 해주길 원했던 촛불 민심,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전면으로 반하는 행위였죠.
무엇보다 당시 부동산 정책으로 비판을 받던 시기였는데, 이걸 타계책이자 반대 진영의 회유책으로 들고 나왔다는게 더 치명적이었죠.
완벽한 오판이었고, 이 때부터 이낙연에 대한 이미지는 흔들립니다.
초거대 여당의 당대표가 되면서
이낙연은 다시 한번 입지를 다질 기회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제대로 된 행보만 보여주면, '사면 발언'에서 흔들렸던 이미지를 바로 세울 수 있었죠.
그러나 누구보다 강력한 개혁을 밀어붙일 힘이 있던 슈퍼 여당이 그 어느 때보다 무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당의 방향이 '협치'로 돌아섰기 때문이죠.
애초에 협치라는 것도, 각종 폐단을 척결하겠다고 다짐하며 대통령에 오른 문재인의 방향과는 대치되는 모습이었고
이후 행보는 답답함 그 자체였습니다.
윤석열이 문 대통령을 배신하면서, 조국과 추미애가 총알받이를 자처하며 가족까지 난도질 당하면서
문대통령의 개혁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정작 이를 지지해주고 받쳐줘야 할 여당은
이 때 '협치'에 매달려서 뭘 해주질 못했고
개혁은 흐지부지 됐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고구마가 아니라 사이다
답답함과 흐물흐물한 행보보다, 강력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인물을 찾기 시작했죠.
그래서 결국 그 소거법의 결과로 이재명이 다시 나타난 겁니다.
그러나 이재명은 여전히 불호가 강한 인물이었고
이는 경선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낙연이 여기서 또 오판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낙연을 '협치'를 중시하고, 답답하지만 온화한 인품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는데.
경선에서 이낙연의 행보는..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추진력과 고집이 강했나? 이렇게 강단 있는 인물이었나?" 라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이게 좋은 쪽으로 작용한 게 아니라.
"아니, 저 정도로 강단있고 강력한 인물이, 왜 그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손을 놓고 있었지?"라는 의문으로 돌아선거죠.
이는 기존의 협치, 온화함, 깨끗함을 무기로 삼던 이낙연의 이미지에 거대한 타격과 의문부호를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낙연은 스스로 무너진 겁니다.
그리고 이재명은 여전히 호불호가 강력한 인물로 남아있습니다.
그저 남아있는 겁니다.
남아있으니 유일한 답이 된 겁니다.
그 많던 대선 후보들이..
갑자기 다 사라졌으니까요.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대선을 앞둔 결과가 이런 것을
누굴 탓하란 말입니까?
개인적으로 전 안희정을 좋아했지만..
오거돈 다음으로 탈락해버린 인물이라 뭐라 할 말이 없군요.
이낙연은 당내 지지기반조차 적으면서 흠 많은 그 이재명조차
막아서지 못할만큼 스스로 똥볼을 미친듯이 차댔죠.
둘 다 기대를 충족시키는 후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모자란 인물들이기도 하다보니 양쪽에서 서로 힐난하는 사람들이 적잖게 보입니다만 자중좀 했음 하는 바램입니다. 그냥 얌전히 있는게 지지하는 후보나 당한테 이로울만큼 스스로 못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뭐이리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