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 대비계획 세부자료
에리히 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말한 것처럼
결국 국민은 자신의 자유보다,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강력한 인물을 찾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언제든 자유가 가져오는 책임의 무게가, 개인의 안정감을 짓누르는 수준까지 온다면
개인은 민주주의를 버리고 군주를 택할 것이란 말처럼 말이지요.
파시즘의 집권 과정을 면밀히 분석한 책,
로버트 O. 팩스턴의 《파시즘》에 따르면
히틀러의 나치 집권 과정은
전쟁에서 패망한 이후, 전쟁에 대한 배상으로 부채 더미에 깔려버린 독일과
이에 대한 무능한 대처를 보인 독일 정부에 대해 희망을 잃어버린 10~20대의 분노가 있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 10~20대의 분노를 휘어잡은 극우 파시즘의 포퓰리즘과 혐오 선동정치에 동화된 젊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치즘에 가담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 진행 과정에서 러시아 공산주의의 세력화를 두려워한, 기존 독일 내 귀족층, 보수층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히틀러에게 권력을 위임했습니다. 물론, 자신들이 충분히 히틀러를 컨트롤해서 마음대로 구워삶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함께 말입니다.
그 결과는 오히려 히틀러의 강력한 지지기반의 형성과 부상을 불러왔지만 말입니다.
젊은 세대와 구 보수층의 면밀한 동맹
민주주의 정부의 무능한 정책 행보와 진보 정치 세력의 분열, 우왕좌왕해서 기존 정치의 대안이 되지 못하는 모습.
팩스턴은 이러한 배경이 파시즘 정권의 기본 토대가 됐다고 말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상황인 거 같은데
암튼, 뭐 역사가 항상 반복되는 것은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보수를 대표하는 자유주의자, 이사야 벌린에 따르자면. 역사적 결정론은 벌어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속적으로 외부의 어떤 숙명적인 사건탓으로 돌려버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저도 이제 민주당이 이길 거 같다는 희망이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대통령 선거가 마지막 대통령 선거가 될까 그것이 두렵네요.
저들이 이전에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던 세력이기도 하고
검찰 출신을 중심으로 초법적인 권한을 가진 법조계가 정상에 군림하는 정치 체제를 만들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독재 정권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다만, 독재를 대체할 또다른 작품인
헌법 개정을 통한 내각제 체제 형성에 대해서는 분명히 욕심이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5년 동안, 내각제를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내각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내각제도 민주주의의 한 방식이기도 하고요.
다만, 검찰공화국이든, 독재이든, 내각제이든 뭐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아마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