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었지만 실망 스러운 작품.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술술 읽혀나간다. 순식간에 다 읽은 느낌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고 불편하다.
불편하고 이상함 첫번 째.
악당 격의 인물이 벌이는 일들이 결코 작은 일들이 아닌데 너무 쉽게 해결한다. 먼가 뚝딱 하면 큰 일이 후욱 일어난다. 생각하는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들어맞기로는 제갈량의 계략처럼 척척 들어 맞으니 먼가 이상하다. 이 정도면 악당이 뛰어난게 아니라 부산 경찰이 무능하기 짝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작중 경찰들도 무능하긴 하다. 사건 해결이 죄다 직감아니면 우연이다. 먼가 증거 없이 저기 이상한데 라거나 믿도 끝도 없이 난 그놈이 이상해. 아 몰랑... 그놈이 문제야... 머 이런 식이다.
불편하고 이상함 두번 째.
주인공이고 악당이고 하는 행동이 죄다 개연성이 없다. 어째 이렇게 다들 즉흥적이고 생각없이 행동하는지. 이야기가 그냥저냥 흘러간다. 주인공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작가가 배치해 놓은 이야기에 억지로 끌려간다.
그리고 마지막.
이 소설의 메인 소재 중 하나인 시간 여행. 사실 이 소재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일반적으로 시간 여행 소설이라고 하면 기대하는 바가 있다. 시간 여행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이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아 들어있고, 그로 인해 시간 여행이란 소재가 어떻게 사건을 반전 또는 전개 시킬까?
하지만 곰탕은 그 반대다. 작가가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진행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시간 여행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시간여행이 아니어도 될 이야기일 것 같은데, 스토리를 그려낼 다른 방법을 못찾다 보니 시간여행을 끌고 온 느낌이다.
마치, 원피스 드레스로자편에서 '실실열매'와 '하비하비열매'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정작 시간여행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수많은 흥미진진한 문제들은 그냥저냥 넘어간다.
그래서 재미는 있었지만 실망감이 더 크다.
뭔가 강하고 무적의 먼치킨 소설을 쓰고싶은데 아이디어도 필력도 안되니
일단 드래곤, 드래곤 중에서도 쎄야되니까 투명드래곤 이런식 ㅋㅋㅋ
왜 드래곤이고 왜 투명이어야 하는지 당위성은 없음. 그냥 그렇게 쓰고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