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Level-5 |
배급사 | Level-5 |
플랫폼 | Nintendo 3DS / iOS / Android |
출시일 | 2017년 7월 20일 |
허셜 레이튼 교수와 그의 모험담은 아즈란의 유물과 함께 한 세대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 곁을 떠났지만, 4년만에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 '카트리에일 레이튼'과 함께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일곱 대부호의 음모'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세계 여기 저기 숨어있는 수수께끼와 이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레이튼 미스터리 속으로 떠나는 여행,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나요?
이런 수수께끼가 생각나는구나.
레이튼 시리즈는 스토리 진행이 핵심이 되는 어드벤쳐 장르에 수수께끼 풀이를 결합해 독특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 냈습니다. 수수께끼가 그 무엇보다 사랑받는 독특한 세계관에서 알 수 있듯이 수수께끼는 레이튼 시리즈의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시 이전부터 제작진은 늘어난 수수께끼 수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숫자가 재미를 보장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에 등장하는 수수께끼들은 질적으로 퇴보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수께끼를 푸는 즐거움이 크게 감소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수수께끼의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많이 하향되어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가 많이 감소해버린 점입니다. 수수께끼 풀이라는 것이 해결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서 즐거움을 찾는 행위이다보니 난이도의 하향에서 오는 성취감 감소는 커다란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게임 내에 어려운 난이도의 수수께끼들을 별도로 모아놓은 모드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스토리 모드 내에 등장하는 수수께끼의 난이도가 낮아지다보니 수수께끼를 푸는 의미가 감소하고 게임 진행을 지루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또한 레이튼 시리즈에 등장하는 수수께끼는 크게 사고를 통해 해결 가능한 사고형과 사고보다는 위트를 테스트하는 넌센스형 (사고형, 넌센스형은 제가 만들어낸 명칭입니다) 으로 나눌 수 있는데, 레이튼 미스터리에서는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 넌센스형 수수께끼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수께끼 풀이에 앞서 이 수수께끼가 요구하는 답이 둘 중 어떤 형태인가 하는 것이 더 큰 수수께끼로 느껴졌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이미 3DS로 출시된 '기적의 가면'과 '아즈란의 유물'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단순히 플랫폼의 확장과 더불어 레이튼 시리즈에 적합한 캐주얼 플레이어층 유입을 위한 선택인지, 아니면 수수께끼의 품질과 형태 사이의 균형을 맞춰주어야 할 감수자의 부재에서 비롯한 문제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수수께끼가 스토리 진행 수단으로 사용되는 게임의 특징으로 보자면 그다지 반가운 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레이튼 교수님, 어디로 가셨나요...?
레이튼 미스터리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들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 졌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나는 두근거림은 있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이후 소감은 캐릭터들이 이전 세대 캐릭터들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카트리에일 레이튼의 엉뚱 발랄한 매력은 허셜 레이튼이 가진 지적이고 젠틀하며 미스터리한 매력에는 미치지는 못 해도 주인공으로서 중심을 잡아나가는 힘은 가지고 있지만, 그 외 캐릭터들은 존재감이 이전 세대 캐릭터들에 비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사전 광고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뻔 했던 강아지 '셜로 콤즈'의 존재감은 본편에서 도통 튀어오르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떨어진 캐릭터성은 캐릭터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변화된 에피소드 구성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에서는 본편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큰 메인 사건을 기반으로 각 에피소드가 메인 사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며 서서히 미스터리가 풀려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수께끼 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제공하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풀려나가는 희열을 동시에 느끼면서 진행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최근 캐주얼 플레이어들의 입맛을 고려한 듯 스핀오프로 등장했던 '레이튼 브라더스: 미스터리의 방'처럼 스토리 구조를 에피소드 단위로 완결되는 형태로 바꾸면서 에피소드 별로 짧게 끊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가 깊이를 잃게 되고, 스토리 진행의 수단 역할을 담당해야 할 수수께끼가 스토리를 압도해버리는 바람에 스토리를 즐기기보다 단순히 클리어하기 위해 억지로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토리와 위치가 역전 되어버린 수수께끼 역시 품질이 퇴보하면서 게임 진행은 훨씬 지루해져 버렸습니다. 또한 각 에피소드가 깊은 이야기를 담기에 충분하지 않은 길이로 축소되면서 그 속에서 활약하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담아내기에도 부족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면서 이야기들이 축적되면 이들의 매력이 점점 빛을 발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첫 게임에서는 확실히 실패한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요소들은 그대로 있지만...
게임의 인터페이스 및 조작은 이전 시리즈에 비해 크게 변경되지 않았고, 새롭게 확장한 플랫폼인 스마트폰에서도 3DS 시리즈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기존 게임을 플레이했던 입장에서는 익숙하게 플레이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기반에서는 그에 적합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특히 게임 플레이 화면과 컷씬 동영상 사이에서 전환될 때마다 스크린을 가로/세로로 돌려줘야 하는 (옵션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작은 영역에서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은 불만스럽습니다) 부분이라든가, 작은 오브젝트를 터치/드래그(슬라이드)로 옮겨야 하는 퍼즐에서는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는 3DS의 조작에 맞춰져 있어 손가락을 이용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오브젝트가 손가락 아래 가려지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더욱 변화의 필요성이 절실해 보였습니다.
이런 단점들 사이에 한 가지 이전 시리즈에 비해 반가웠던 부분은 게임 내에 배치되어 있는 전체 반짝 코인의 개수를 드디어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반짝 코인은 매우 좁은 영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놓치기가 쉽고, 이전 시리즈까지는 전체 몇 개의 반짝 코인이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100% 클리어에 찝찝함이 없지 않았습니다.
부가적인 게임 요소들을 살펴보면 이전 게임들과 비슷하게 스토리와는 별개의 미니 퍼즐 게임들이 존재하며, 미니 극장 역시 건재하여 각 에피소드에 대한 에필로그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한 비밀모드내의 일간 수수께끼 통신과 추가 수수께끼들과, 캐릭터, 아트, 음악, 음성, 컷씬들을 감상할 수 있는 비밀 파일들도 건재하여 게임을 끝낸 후에도 즐길 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아쉬움이 남았던 카트리에일의 모험
아즈란의 유물 이후 4년만에 돌아온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는 플랫폼의 확장과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 및 사건들로 지난 시리즈의 팬 입장에서 커다란 기대를 주었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컸던 게임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에피소드 단위 스토리 구조로 빠른 흐름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하락한 수수께끼의 품질만큼이나 진행은 지루해졌고, 게임 플레이 내내 카트리에일이 아버지 허셜 레이튼을 찾아내 루크 트라이튼과 함께 등장을 내심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팬으로서 앞으로 등장할 게임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수수께끼 품질 개선, 사건 구조의 변화, 그리고 플랫폼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등이 개선되어 시리즈 첫 게임인 '이상한 마을'에서 신선함과 즐거움을 다시 느껴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점수 체계를 0-최저, 5-딱 중간, 10-최고점수로
변경하면서 점수가 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5.8이면 보통 7.7점 정도가 됩니다.
중급 이상의 게임들 사이의 스펙트럼을 높여
조금 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변경해 봤습니다.
ios판 고민중인데 참고하여 구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