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편의상 간략체로 씁니다.
1. 첫번째 플레이
전투가 재밌어 보이는 소서러로 시작.(마법사인데 근접도 되고 콤보도 화려하네?)
첫 느낌은 난잡함... UI는 말할 것 없고 시나리오 연출은 부분부분 잘라진 느낌이며 흑정령은 뭐하는 놈인지 혼란만 줌.
사소한 시스템(예를 들어 창고) 하나도 신경 쓸게 많아 복잡해 보임.
일단 다른 거 신경쓰지 말고 레벨업이나 하기로 함.
전투 시스템 자체만 놓고 봐도 꽤 복잡함.(나중에 알고 보니 소서러가 잘하려면 조작난이도가 제일 높음)
근데 초반 튜토리얼만으로는 이것을 알 수가 없음.
초반 스킬 설명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하면 소서러인데도 근접과 원거리 공격만 반복하다 재미가 없다 느낄 수 있음. 스매쉬, 카운터, 다운, 넉백, 에어어택 등 다양한 공격 속성이 있어 최대 효율을 내는 스킬 연계에 익숙해지면 전투가 상당히 재미있어짐.(도움말로 각 속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함...)
MMO에서 드물게 유저끼리 충돌 체크가 있어 사람끼리 부대끼는 느낌이 제대로 남.
사람에 따라 이동이 번거로워진다고 귀찮아 할 수도 있음.
9~10렙 쯤에 방향성을 고를 수 있는데, 번거로운 퀘스트를 싫어하는 나는 빠른 성장의 전투 퀘만 받기로 결정.
그 후 무난히 스킬을 익히며 빠르게 23렙까지 키우다 당나귀에 한계를 느낌.
말을 잡기 위해 사이트를 뒤져 정보를 익히고 공부를 함....;
겨우겨우 잡아 달려보니 완전 빨라 신남. 근데 공부하는 와중에 참 별 (귀찮은) 시스템이 다 있구나 알게 됨.
더구나 문제는 이걸 게임 중에는 거의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전투 퀘만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심지어 당나귀는 세워둔 곳에 일일히 찾으러 가야 되서 이게 편의 수단인지 내가 모시는 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20렙이 넘어서야 UI로 클릭해 부르거나 장소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음.(이런 것도 일일이 찾아봐야 알 수 있음)
말과 마차로 무역 관리인 앞에 득실대는 마을을 보며 내가 이 게임에 놓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듬.
마침 회사사람이 다른 서버에서 열심히 무역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번 새로 제대로 해보기로 하고 서버 이전.
2. 두번째 플레이
초기 짐무게가 높은 전사를 할려고 했는데 어떻게 커스텀을 해도 양놈 얼굴에 벗어날 수가 없어 포기...
아처로 시작. 소서러에 비해 전투는 매우 간단하게 진행.
이전에는 24렙 되도록 기운이 10이 최대치였는데, 초반 마을부터 마을 사람 전부 찾아다니며 지식을 얻어 기운 최대치를 증가시키기에 도전. 첫 마을 낚시꾼 찾느라 구글검색까지 해봄...;
벨리알 마을에 도착하자 퀘스트 방향을 전체로 설정하고 마을 구석구석 탐험 시작.
...........지금 몇시간째 초반 벨리알 마을을 벗어나지 못함.
기운 최대치가 증가하니 할 게 굉장히 많아짐. 마을 사람 잡퀘 클리어 -> 얻는 공헌도로는 거점을 전부 잇는데 투자.
퀘스트를 하며 마을에 공방을 만들어 일꾼을 부리고, 요리를 하는 법을 터득함.
낚시는 너무 오래 걸린다... 그러고 보니 배 만들어 타고 나가는 것도 있음.
이쯤 되니 일일히 장비 바꿔가며 채집하는 것도 나름 맛이 느껴지기 시작함.
와우 같은 MMO에서도 채집같은 퀘는 귀찮아 안 하던 내게 이건 왜? 계속 하게 될까 생각하다, 그 성취감이 다른 MMO와 달리 전투 못지 않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음.
일단 공헌도로 탐험한 거점을 하나하나 잇고 일꾼 부리는 재미가 마치 시뮬 게임하는 것 같이 쏠쏠함.
첫 플레이의 그 난잡해 보이는 시스템이 다 이런 것과 연동되어 있었다는 것을 아니 귀찮은 요소가 재미로 변하게 됨.
2차 플레이는 전투보다 다른 것에 재미를 느끼고 시간을 더 투자하고 있음.
전투만 해서는 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음.
3. 결론
일단 편협한 취향의 한국 게임 시장에서 이렇게 대중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확고한 게임성을 이뤄낸 개발진들에 박수를 보냅니다.
접근성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겠지만, 다른 MMO와 명확하게 차별화된 게임성을 지녔다는 것에 대해 높게 쳐주고 싶네요.
이 정도 차별화된 컨텐츠라면 분명히 매니아가 생기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브 온라인 같은 경우에도 UI의 복잡성이나 접근성은 말도 안되게 어렵지만 그 특유의 게임성에 매니아들만으로도 충분히 워킹하고 있죠.
그거에 비하면 접근성이 엄청 어려운 편도 아니고... 또 시장은 한국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변수는 운영이랄까요... 유료 모델이나 운영을 어떤 식으로 할지 모르겠지만 잘해주길 바랍니다.
게임이 잘 되서 노력하신분들 보답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