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카와구치 모리노스케는 현재 기업들이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일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만들 것이냐로 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그 요구를 소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문화가 제품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첨단 화장실 시스템은 문화가 제품에 반영된 케이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끄러움과 배려, 청결지향 등 여성스럽고 아이같은, 즉 소녀같은 기질이 일본문화에 강하게 보이며, 이러한 성향을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실제로 그러한 문화가 반영된 제품 중에서 성공적인 사례들을 예로 듭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제품들은 독특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개봉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생리대 제품이나 운전중에 다른 운전자에게 감사함을 표시할 수 있는 땡큐 테일이란 제품을 보면 확실히 배려지향적인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 라이더와 보행자 사이에서 더 완곡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토오량세란 차임벨이나 다른사람이 신경쓰지 않도록 하는 무소음 슬리퍼, 독신 남성들에게 유용한 아저씨 냄새를 없애주는 껌, 심야 저소음 옵션을 갖춘 에어컨과 청소기, 세탁기 등은 자신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단 다른 사람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일본에서는 딸이 "아빠의 맨살이 닿았던 것은 더러워"라며, 아버지의 팬티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세탁기에 넣었다고 하는 뉴스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계기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었습니다. 아버지와 딸의 세탁물이 물속에서 뒤섞이지 않게끔, 세탁조 속에 또 하나의 작은 세탁조를 만들어 넣을 수 있는 옵션 부품이 출현한 것입니다. - p.149
저자는 일본 문화가 기반이 되는 제품의 특징에는 의인화, 커스터마이징 지향, 중독 지향,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문화, 부끄러움, 건강, 극장화, 축소지향, 환경지향적 요소가 들어있다고 말합니다. 부엌칼 공양이나 바늘 공양 문화에서 비롯되는 인간과 기계의 독특한 연결은 애완용 로봇개를 만들고, 순정만화의 케릭터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그려진 커다란 눈동자를 지닌 자동차 헤드라이트 제품이 등장합니다. 차내의 소음을 완전히 없애는것보단 엔진음을 살려서 운전자들이 엔진음을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볼펜을 만들 때 볼펜 돌리기를 하기 좋은 감촉을 가질 수 있도록 고안합니다.
어른스러움 혹은 남성스러움의 특징을 보이는 서양 문화의 구조를 빌려 계속해서 효율을 우선시하는 제품을 만들어나간다면, 일본이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녀적인 기질을 의식적으로 분석하여, 확신을 가지고 제조업에 이를 충분히 활용해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이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는 기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기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기계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가능성이 보이고 있습니다. - p.210
일본의 문화를 잘 구현한 제품은 일차적으로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런 제품의 경향이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자동차로 비교하면 남성적이고 성인적인 차가 독일과 북유럽이라면, 남성적이고 아이적인 차가 미국이고, 여성적이고 성인적인 차가 서유럽이라면, 여성적이고 아이적인 차가 일본이 지향하는 차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가진 개성, 오타쿠와 갸루로 대표되는 소녀적인 특수한 문화를 이해하고 제조업으로 효과적으로 연결할 때 새로운 형태의 부를 창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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