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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서평] 전쟁은 사기다 - 스메들리 버틀러 (2) 2014/05/29 PM 03:31


통계에 의하면 역사가 기록된 이래로 전쟁이 없던 때는 전체의 8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체첸, 소말리아, 수단 등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갑니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행위를 밥먹듯이 하는 동물이라고 해서 전쟁을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며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의 역사만큼, 전쟁을 반대하는 의견의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스메들리 버틀러의《전쟁은 사기다》역시 수많은 전쟁을 반대하는 의견을 담은 책 중 하나입니다. 인상적인 점이라면, 스메들리 버틀러는 해병대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이라는 점입니다.

스메들리 달링턴 버틀러는 16살에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필리핀, 중국, 쿠바, 파나마, 온두라스, 니카라과, 멕시코, 아이티, 도미니카의 전투에 참여했고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위치한 미군 상륙 기지의 지휘관을 맡기도 했습니다. 121회의 전투에 참여하면서 16개의 훈장을 받았으며, 그 중 하나는 해병대 최고 훈장인 브레빗 훈장이었고, 두 개의 명예 훈장을 수훈했습니다. 48살에는 역사상 최연소로 소장으로 진급합니다. 파시즘을 증오했던 버틀러는 무솔리니를 공개석상에서 비판했는데, 이로 인해 당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이탈리아가 강하게 항의하자 후버 대통령은 버틀러를 군사법정에 세웁니다. 이 일을 계기로 버틀러는 50의 나이에 퇴역합니다.



나는 가장 역동적인 군대인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했다. 소위부터 소장까지 해병대의 모든 지휘관 계급을 거쳤다. 그런데 나는 그 기간의 대부분을 '빅 비즈니스(대기업)'와 월스트리트와 은행을 위해 일하는 고위 폭력배로 보냈다. 요컨대 나는 자본주의를 위해 일한 사기꾼이자 폭력배였다. 나는 그 시절 내가 사기꾼인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 내가 사기꾼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모든 직업 군인들처럼 나도 현역을 떠나기 전까지는 자신만의 생각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상부의 지시에 복종하는 동안 내 정신 능력이 정체되어 있었다. 이것은 모든 현역 직업 군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p.52
1차 세계대전 이후 참전군인들은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정부에서 약속한 상여금을 바라보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 회복이 둔화된다는 이유로 상여금 지급을 거부합니다. 참전군인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했는데, 이런 병사들을 지원한 최고의 후원자가 병사들의 장군으로 불리웠던 버틀러였습니다. 상여급 지급안이 계속 부결되자 시위는 계속되었고, 후버 대통령은 육군에게 참전군인들을 해산시키라고 명령합니다. 더글러스 맥아더와 패튼은 연대와 탱크를 끌고 와 시위대를 공격했고, 시위대는 4명의 사상자와 1000명의 부상자를 냅니다.

퇴역 후 버틀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반전 평화주의 연설을 합니다. 버틀러가 보기에 전쟁은 시민들의, 더 좁은 의미로 젊은이들의 피를 바쳐서 자본가들이 돈을 버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참전했던 전투 지역은 모두 경제적 이익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멕시코의 전투는 미국 정유사들의 안전을 위함이었고, 아이티와 쿠바에서의 전투는 은행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설탕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도미니카에 쳐들어갔고, 안정적인 바나나 수입을 위해 온두라스를 공격했습니다.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지키기 위해 니카라과를 공격했고 지배했습니다.



어느 용의주도한 애국 기업은 엉클 샘에게 48인치 렌치를 144개나 팔아넘겼다. 물론 그것들은 아주 훌륭한 렌치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렌치로 돌릴 만큼 커다란 크기로 만들어진 너트가 지금까지 한 개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 하나는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에 설치된 발전기 터빈을 고정하는 너트였다. - p.92
버틀러는 수많은 전투와 전쟁을 보면서 전쟁으로 이득을 보는건 기업뿐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전쟁은 정부로 하여금 비효율적인 지출을 강요했고, 결국 기업가들에게 평상시보다 엄청난 부를 약속해주는 구조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버틀러는 전쟁에 들인 돈이 총 520억 달러였는데, 그 중 실제로 전쟁 자체에 쓰인 돈은 390억달러였다고 말합니다. 그 차액은 고스란히 기업가들에게 돌아갔고, 소수의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들이 생겨납니다. 전쟁으로 생겨난 이득이 소수에게 집중된 반면에 전쟁으로 인해 생긴 빚은 일반인들의 세금으로, 그 중에서도 군인들이 가장 많은 빚을 갚았습니다. 1차 세계대전 도중에 군인들은 터무니없이 적은 봉급을 받았는데, 그 봉급마저도 정부에 다시 돌려줘야 했습니다. 군인들은 상해 보험료를 자기 봉급으로 내야 했고, 지급받은 탄약과 군복과 식량에 대한 비용도 내야 했습니다. 일자리를 버리고 참호 속에서 자고 전투 식량을 먹고 옆에서 폭탄이 터지며 죽이고 죽이고 죽어야 했던 군인들이 전쟁 빚의 대부분을 갚았습니다. 그들이 살아 돌아왔을때는 이미 육체, 혹은 정신이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1914년 8월 유럽인들이 빠져 있던 저 열광은, 12월에 사망자 수가 총 백만을 넘어서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전쟁은 시체를 생산했다. 900만 명 이상이 대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변소. 질 낮은 식사. 피 냄새. 썩는 냄새, 인간과 쥐와 말 냄새, 수류탄 타는 냄새. 시체 위에서 양귀비가 피어났다. 전쟁은 악취를 풍긴다.『데일리 미러』의 한 필자가 쓴 글은 게재되지 못했다. "병사의 마음속에는 증오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하는 것이다. 전쟁의 이유,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지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단합된 힘으로 모두 함께 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고 사실 그들은 총알받이에 불과하다. 그들은 알고 있다. 개개인은 전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증오는 오히려 후방에 자리잡고 있다. 병사들은 전투가 미친 짓이라는 점을 분명히 본다. 그래서 그들은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알게 된다." -《크리스마스 휴전, 큰 전쟁을 멈춘 작은 평화》
버틀러는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가 전쟁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전쟁을 막기 위해선 특정 그룹이 전쟁에서 이득을 볼 수 없게 해야만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에서 이득을 낼 수 있는 여타 온갖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체, 은행과 투자업체 등의 임원과 관리자와 고위 경영자를 징용하고,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모든 사람들의 수입이 참호 속의 군인에게 지급되는 월급보다 많지 않게 제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쟁을 선포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때 제한된 국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는데, 이 투표는 모든 유권자가 아닌 전쟁에 소집돼 나가서 싸우고 죽을 사람들, 즉 젊은이들만 참여하는 국민 투표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버틀러는 미국의 패권주의, 제국주의적 모습을 경계하면서 군사력을 자국 방어용으로만 제한해 군함은 해안선 200마일을, 공군은 500마일 이상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나온 이 책의 주장은 안타깝게도 오늘날까지 경청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 말은, 지금 우리는 여전히 수많은 피를 흘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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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제시카    친구신청

전쟁은 하나의 가치창출이죠 ㅋㅋ 돈을 벌기위해 전쟁하는것 지는놈이 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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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ㅎㅎ 고대 전쟁의 가장 큰 요인이자 현재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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