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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박민수 옮김, 『크라바트』, 비룡소, 2000.
어렸을 때 어떤 책을 읽느냐는 참으로 중요한데요.
거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게 '운'인 것 같아요. 소년의 나이에 「소나기」를 읽는 것은 청년 때 읽는 것과 꽤 다를 겁니다. 저에게는 스티븐슨의 『보물섬』이 잊을 수 없는 책인데요. 물론, 그것 말고도 정말이지 너무도 놀라운 책들이 많았죠.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사실 이건 애들이 읽을 책은 아니죠),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반지의 제왕』(이 책이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아동문학으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트리피트』(이 책이 왜 번역이 안 되는지 모르겠네요) 등등.
그중 하나가 이 책 『크라바트』입니다.
어린 제게 엄청난 꿈과 환상을 심어주었던 분의 얼굴을 이제야 보네요.
에이스 문고판에는 이 분 이름이 괴이하게 번역되었고, 사진도 없었거든요.
이 분이 제게 주었던 영향력을 떠올려보면, 아동문학의 영향력이 참으로 거대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크라바트』는 17세기 즈음의 독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17세기로 추정한 건 독일과 스웨덴의 전쟁이 17세기 초이기 때문이고, 소설에 목사라는 직함과 길드라는 명칭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시기가 매우 중요한 소설은 아닙니다만, 시기와 역사를 간과할 순 없는 소설이죠. 알면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렁뱅이 크라바트라는 소년이 꿈 속에서 부름을 받고, 방아간으로 갑니다. 방아간의 주인이자, 마법학교의 잔인한 선생이자, 자신에게 속한 직공들을 마법으로 부리는 '주인'이 크라바트를 새로운 견습공으로 부른 것이지요. 크라바트는 톤다라는 직공장의 도움을 받으면서 방앗간 생활에 적응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방앗간의 주인은 악마와 계약한 마법사이고, 12명의 제자 중에서 매년 한 명의 목숨을 자기의 목숨 대신 바치는 조건으로 일종의 지배력을 가지게 된 사람입니다. 톤다가 죽고, 몇 해 동안의 여러 사건을 겪으며 크라바트는 검은 물 방앗간의 이런 비밀을 깨닫게 되지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크라바트에게도 이 방앗간을 떠나야 할 이유가 생기고, 주인은 크라바트를 그믐날의 새로운 희생자로 여기기 시작하는데……
참~ 줄거리 요약 못 하네요.
사진이 삐뚤어졌다고, 사진 찍은 이의 마음도 삐뚤어진 건 사실입니다.
표지는 정말이지 눈뜨고 봐줄 수가 없네요.
시바 여신인가……
왼쪽이 근래에 발간된 비룡소 표지입니다.
이 책이 새로 번역되기를 바랐습니다.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에 우연히 검색했는데, 비룡소에서 이 책이 번역되었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긴급 구입!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사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동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빠르게, 그러면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좀 안타까웠던 건, 비룡소 버전에는 에이스 버전에 있던 삽화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런 식의 삽화가 책 앞쪽에 조금 실렸을 뿐입니다.
이전 책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실려서 소설의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려주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삽화가 들어가면 책 제작가격이 뛰게 마련이죠.
그래도 아쉽습니다.
어쩌겠습니다. 그래도 번역되어 나왔다는 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들, 알라딘이던 예스 24든 후딱 빨리 새 창을 열어서 로그인 하세요.
달려가는 겁니다. 크라바트 검색해서, 후딱 결재!
『크라바트』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네이버 영화엔 검색만 되고 영화 다운로드를 받을 순 없더군요.
스틸 컷을 보면 소설의 재현을 충실히 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 책은 마법과 환상, 꿈에 대한 아동문학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구원받는다는 아름다운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책이지요.
환상적인 요소들을 당대의 상황에 짜맞추는 솜씨도 빼어나고, 어둡고 음산한 사건과 배경,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내는 과정들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어릴 때 읽고 지금까지 세 번 읽었습니다만, 이만한 아동문학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전민희 작가가 룬의아이들 데모닉에서 오마쥬 하기도 했던걸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