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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 박현주 옮김, 『빅슬립』, 북하우스, 2004.
판매가 9,500원
펜대 좀 굴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레이먼드 챈들러는 하루키 덕분에라도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름. 뭐 책장 좀 넘겼다는 분들께도 매한가지겠지만. 하지만 이런 책의 문제는 우선 번역에 있음을 이젠 뭐 통감할 것도 없이 역시나 번역은 어려운 영역이구나라고 고개를 살살 젓게 되는 이 밤.
대실 헤밋도 그랬지만, 이 무렵 작가들에겐 클래식한 멋이 있었어요.
(저를 비롯해) 요즘 작가들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죠(하하!).
시나리오 퇴고를 연필로 했군요.
역시나 개간지 파이프.
인상요인
번역은 일단 구굴링으로 초벌하고 다른 작품 기웃거리면서 대강 메워가는 거 아니겠어? 라는 분, 꺼져. : +0원
번역이 괜히 제 2의 창작이 아닙니다. : +0원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번역이 문제인지, 원래 작품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 : +0원
기질적으로 나와 안 맞는 건지도. : +0원
인상요인에서부터 까기 시작하는 건 그만큼 이 책이 마음에 안 들었다는 얘긴데. : +0원
그래도 좀 긍정적인 요인을 따져보자. : +0원
펭귄에서 나온 영문판입니다.
그림체가 <씬 시티>를 떠오르게 하네요.
우선, 저명한 작가의 전집을 한꺼번에 만난다는 기회 자체가 베리 땡스. : +200원
책을 내준 건 내준 거고. : +0원
짧고 빠르고 날카롭게 서술한다. : +500원
초반의 무드, 사건을 서술하는 방식, 문장의 길이 모두 좋다. : +500원
하드보일드한 탐정 소설의 구닥다리 버전이잖아! 라는 짜증은 당연한 게, 이 소설이 그 버전의 할아버지의 할애비 뻘 되기 때문. : +0원
근본을 더듬어두면, 근본 없는 놈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에, 하드보일드 추리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집어들만 함. : +500원
탐정인 필립 말로-떠올릴 때마다 필립 로스랑 헛갈림-의 개간지 좔좔. : +750원
말로의 곁에 어정거리는 여인네들 또한 샤방샤방하고. : +350원
악당은 비열하고, 여인은 교활하며, 탐정은 외로워. 전형적이지만, 클래식하기에 뭐라 할 수 없는 일종의 '으레 그러함'. : +500원
반전을 가져오는 사건의 복잡미묘함이 좋다만, 이게 인하요인이기도 한 게 바로 꽝(함정 카드가 발동한 거야!). : +0원
이 아저씨가 필립 말로라고 합니다.
내 마음 속의 말로는 이게 아니라능!
좀 더 갸름하고, 좀 더 사악하고, 좀 더 비열한.
그러고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제 격이었던 듯요.
인하요인
그래. 초반엔 좋았지. 뭔가 쌔끈한 썸띵이 있었어. : -0원
그게 가면 갈수록 이상해져. : -1500원
그게 왜 그러냐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따라잡기가 애매해서 그래. 문너머는 <말타의 매>를 보긴 했지만, 이 시기의 하드보일드 세계의 비주얼적인 자료를 머릿속에 많이 갖지 않았어. 그건 내가 소설을 읽으며 사건을 재구성할 퍼즐이 많지 않다는 의미지. : -750원
그래서 나는 세분화된 소설 무대의 구조를 재구성하기가 어려웠어. 온실까지는 그럭저럭이었지만, 발코니라든가, 아파트 안에 어떠어떠한 구조가 명확해지지 않았거든. 난 그게 또렷해지지 않으면 소설을 소화하기가 힘들어. : -1500원
그래서 소설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진행시키는지 전체적인 정리가 잘 안 됐어. : -750원
이 작가가 그런 정리를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더 그랬고. : -0원
어! 쨌! 든! : -0원
98쪽 ↑6줄. 주어/술어 관계와 시제 등에서 번역 오류로 보여. : -500원
101쪽 ↑7줄. 위의 지적과 마찬가지. : -500원
105쪽 ↓5줄. 이상한 문장이야. 나만 그래? 이게 낫지 않아? -----> (그녀) 자신은 재향군인보다 : -500원
115쪽 ↑2줄. 이상한 문장이야. 크함. : -500원
이 소설 뿐만 아니라, 이 즈음의 소설들이 대부분 그런데, 여성들의 감정적 반응이 너무 과장되어 있어. 조금만 더 과장하면 눈이 허옇게 뒤집히면서 공중에 떠오르면서 번개를 막 내뿜기 시작하는데……. : -1200원
[네 값을 알려주마]
9,500원+3,300원-7,700원
감정가 = 5,100원
개인적으론 네이버 보다 다음에 있었으면 더 흥했을 웹툰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