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과를 졸업하고 아파트설계하는 작은 회사에 취직했었는데.
회사 자체는 괜찮은 분위기이고 일도 가끔은 빡시지만 그래도 나름 배울게 있는 회사였습니다.
근데 같은 팀의 과장 (당시설계팀은2개였습니다.)이 여자무시하는 또라이에 밑에사람은 내가
관리해야하는 후배이지만 그 후배를 동료라고 생각안하고 노리개 정도라고 생각하는놈이었죠.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회사 분위기가 좋았는데 술,담배를 전혀못하는 저에게도 생각을 많이해주는 분위기였습니다.억지로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며 가능하면 회식도 1차만참여하고 2차부터는 자유. 다른사람들의 엿같은 직장생활을 들어보면 흐음...나는 괜찮은곳을 다니고 있구나 라고 인식하게끔해줬습니다.
근데 이 과장노무 쉑기가 문제인게 술담배 졀라좋아해서 하루에도 담배를 엄청펴대는데 필때마다 옥상으로데리고 가고 내가 이렇게 하니깐 니가 쉬는시간이 있는거라고 내생각해주는척 해주고 음료수도 한잔씩할땐 막내인 나한테도 뜯어먹는 놈이었습니다. 다른팀의 직원들이 그런걸 눈치채고
- XX씨 담배도 안피는데 뭐하러 나가서 시간버리고 그러세요?
이럴때 그냥 웃고 말았는데요.
지금생각하면 그냥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는거였는데 사회 초년생이다보니 그러지도 못했었죠.
그리고 제가 집이 의정부이고 회사가 이수역었는데, 왠만하면 동료직원들도 1차만끝나면 XX씨는 집이 머니깐 언능들어가서 쉬라고 이야기해주는데 그때마다 과장색기는 회사생활 드럽게 못한다면서 선배가 남아있는데 어딜 먼저가냐고 눈치 졸라줬죠. 제가 2차를 항상빠졌던건 아니지만 오기가 생겨서 3차 4차까지 남아본적이 있습니다. 더웃긴건 과장의 집은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습니다. 미친놈.....결혼한지 얼마되지않아 신혼일텐데도 집구석에 일찍 안들어갔었죠. 뭐 그건그렇다고 치고...
3차4차가 되니 남아있는건 같은팀이었던 그 과장, 여대리, 나 이렇게 남았는데 과장색기가 혀꼬인소리로
- 얌마. 너는 왜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냐??? 크어~~ 내가 처음 회사들어왔을땐 월급30만원 받으면서도 일배우면서 일하느라 힘들지도 않고 재미있게 일했다. 요새 애들은 캐드를 하기때문에 힘들지도 않지. 나때는 다 손으로 펜으로 선긋고..니가 펜잡아본적 있어?? 요즘 설계는 설계도 아니야~~
같이 듣던 대리는 술취한 과장을 어린애 어르듯이
- XX과장님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뭔 그런소리하냐고,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는설계가 하나도 안힘들고그런건 아니죠~~
과장왈....
- 하긴... 그건 그래~~프헼. 근데 XX아 너는 술을 그렇게 못마셔서 연봉협상을어떻게 할려고 그러냐?? 내가 소장이면 너 연봉협상 몇년이고 동결이야. 내가 너 연봉협상할때 소장한테 평가멘트 안좋게 날릴거야 이거 마셔 마시라고~
같이있던 대리도 내 눈치 보기 시작했고 3초간의 정적후에 따라준한잔 원샷때려버렸습니다. 반잔만 마셔도 훅가는 체질때문에 한잔먹은 저는 완전 맛이가기 시작했고 더는 못있겠다면서 그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시간도 늦어 집에도 못가고 회사근처 찜방에서 잠을 자고 출근했죠.
다음날부터는 웃음도 별로 없어졌고 회사가 그런건 아니지만 회사에대한 애착도 별로 없어지더군요. 그 이후에는 담배타임도 같이 안나가고 그러니 슬슬 과장이 눈치 채기시작했는지 직원들과 야근할때 같이먹는 저녁자리에서 글쓴이인 제가 과장인 자기를 싫어하는 눈치라고 농담하듯이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때마다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밥숟가락질만 했었죠.
지금까지쓴것은 그냥 한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지만 여러가지 일이 있었죠. 나중에 시간이 나면 또 써야겠네요. LH, SH 하청이어서 아파트설계를 하던 작은 사무실이었지만 첫회사여서 그런지 추억도 많은데 중간에 똥이있어서 기분이 더럽기도 했었습니다.
휴...다음에도 또 글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