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게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올렸습니다.
반말인 점은 양해해주세요.
원래는 지난 달, 마봉춘이 7시간 행적 보도한 다음 날에 간 게
내가 마지막으로 광장을 가는 거였어.
근데, 동생 시계가 망가져서 수리 맡기려고 서울에 갔는데
생각해보니 1~3주년엔 내가 피했던 것 같아서 가기로 결정했다.
4월 16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질서있게 줄 서서 차례가 되길 기다렸다.
절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묵념하는 사람도 있었다.
각자의 방식대로, 희생자 분들을 추모했다.
분향소 옆에 있던 전시관에선
2014년 당시 뉴스(망할 놈의 테레비조선.)하고
2014년 청문회(재판일지도 모름) 영상이 있었다.
난 이걸 차마 볼 자신이 없어서 사람들 반응을 봤는데
가슴을 치는 사람도 있었고, 입을 막는 사람도 있었다.
세월호 추모 부스로부터 좀 떨어진 곳에 있었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추모시하고 메시지 붙이는 곳.
이쪽에 사람들이 많았음. 자세한 건 후술.
바로 옆의 예술의 전당에 붙인 노란 리본.
이 밑부터는 좀 날림으로 찍었으니 이해해줘.
가자마자 보이는 건, 2014년 4월 16일 행적이다.
그날, 아이들과 제주도로 가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꾼 한 마디.
난 저 한마디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골든 타임을 놓치고 가라앉는 모습을 모두가 보았던 그 시각.
그리고 그 시간으로부터 한참 뒤에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그걸 찾기가 힘들냐?' 라는 개소리를 한 503.
사고 발생으로부터 중대본에 도착할 때까지 무엇을 하였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나는 이것조차 믿을 수 없다.
추모 만화.
찍지는 않았는데 제일 기억에 남았던 만화는
잠수부 세명이 한 사람을 누르는 만화였다.
그 잠수부가 종편, 가짜뉴스였던 걸로 기억함.
추모 메시지를 붙이는 벽.
난 여기에 아무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두 같은 마음일 테니까.
단원 고등학교 2학년 1반부터 10반, 선생님들 추모시가 있었다.
가족 분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건지 모르겠지만.........
(시간 지나니까 이 시들을 읽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입구 쪽에서 질서있게 줄서서 기다리더라..........)
학생 한명한명 사연이 담긴 추모시였다.
읽다보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몇몇 분들은 눈이 빨개져있었고
펑펑 우시는 분들도 계셨다.
하루카씨 추모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찍어서 미안해.
(확대하면 보인다.)
가장 가슴 아팠던 구절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친구요, 동생이요,
아들이자 조카가 되었다.'라는 구절과
'기억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넌 네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있다.'라는 구절.
많이 울컥했지만 눈물은 참았다.
지금 울면,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놈들하고
희생자 분들과 가족분들을 괴롭히는 놈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하필 저 시를 읽을 때, 이상한 아저씨가 근처에서
'문재인 좌파! 빨갱이!' 개소리를 하던 사람이 있어서
절대로 울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이어폰도 꽂고 읽었다.
6시 조금 지나자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 노래를 부르고
(아마 CCM 계열로 추정한다.)
두 분이 뭔가를 준비하셨는데
알고 보니 '추모 미사'를 한다고.
7시 30분에 한다고 했는데..........
그 의미를 굳이 설명하지 않을게.
떠나기 직전에 찍은 마지막 사진.
안산 합동분향소는 오늘을 끝으로 폐쇄돼고
광화문 광장 쪽은 어떻게 될 지 난 모른다.
비록, 장소가 없어진다고 해도...........
기억이,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잊지 않겠다고,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쏟겠다고.
그때까지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Remember 2014.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