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달이나 지난 얘기지만 친절하게
답해주셨던 분들이 많으셨으니 짧게 후기를..
아버지 지갑이 하도 넝마처럼 닳아빠져서 하나 사드려야겠다 싶었는데 평소 명품 같은걸 안좋아하시다보니 좀 비싸다고 티내는듯한건 피하고픈데 그렇다고 넘 없어보이는걸 사드리기도 뭐해서 좀 고민했었는데 결국 현대백화점 몽블랑 매장에서 지갑 하나 사드렸어요.
사실 맘에 안드셔도 면전에서 내색하시진 않으시겠다만 그래도 기뻐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자식이 주는 선물을 받으시면 비싸던 싸던 취향이던 아니던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물건을 아끼고 오래 쓰는 아버지가 어느덧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 어쩌면 내가 이번에 사드린 지갑이 앞으론 마지막 지갑이 되는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그냥 억지로라도 더 좋은걸 사드리는게 역시 좋았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한데 공수레 공수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떠나가는 생이라면 덧없는 것에 미련을 가질게 아니라 좋은 기억, 경험, 시간을 함께 하고 나눠야할텐데 그걸 제대로 못하다보니 고작 더 비싸고 좋은 지갑을 사드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 제 자신이 참 어리단 생각이 듭니다.
저도 뭔가 해드리고 나면 더 좋은것 해드릴까하는 후회가 들때도 있더군요
그런 마음이 사랑아닐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