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마이피에 올라온 ‘오빠 나 임신했어’-‘괜찮아’ -> ‘근데 오빠 나 교회다니기로 했어’-‘닥쳐! 개독년아!’ 만화를 보고 역시나 개신교에 대한 거부감 및 혐오감이 심하게 만연해 있다는걸 다시금 알게됬지만 그래도 오늘은 전부터 생각해오던걸 말해볼까 합니다. 개신교에 대한 혐오 분위기는 결국 개신교가 우리나라에서 종교로서의 의미를 많이 상실해버렸고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져버린 탓인데 이는 다음의 배경에서 비롯됬다고 봐요.
1. 대중의 성향과 특징이 반영되어서
2. 대중이 원하는 바가 반영되어서
종교도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인문학의 갈래 중 하나로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인간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종교가 가져야 할 미덕이며 의미이지요. 이런 점에서 볼 때엔 적어도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혹은 특정 집단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종교는 결코 제 기능을 다한다고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적어도 한국의 개신교 교회는 일반화의 오류를 들먹이기엔 꽤 민망할 정도로 상당수가 본래의 의미에서 일탈해있는 상태에요. 이는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은 이유가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본론
1. 대중의 성향과 특징이 반영되어서
- 못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대한민국
딱 잘라놓고 말해서, 혹시 대한민국에서 경제적이던 문화적이던 어떠한 형태의 기득권이나 권위를 갖고 있는 집단 중에서 부패하지 않고 제 목적을 온전히 수행하는 집단과 조직이 있던가요? 물론 있습니다만 결코 많지 않지요. 적어도 신문이나 뉴스 같은 미디어 및 전해들은 소식들로만 보면 대한민국에서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개념이 없고 미개하고 시민의식이 뒤떨어지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가 힘들 거에요. 그런데 교회던 국회의원이던 아니면 다른 협회나 조직이던 결국 대한민국 안에서의 집단의 바탕은 대한민국 사람이니 마찬가지로 개념이 있는 무리를 찾기가 힘든 거겠지요. 우리가 신문 기사를 읽고서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고 욕할 때,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소신과 신념이 있는 극히 일부의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밥벌레 국회의원들' 이란 주어 대신 '국회의원들' 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건 일반화를 해도 오차수준이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편적 믿음과 일일히 지적할 대상을 표본화하기 귀찮음에서 나타나는 편의주의 때문이지요. 이건 교회에 대해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미디어 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의 전파는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훨씬 전파력이 높거니와 부정적인 이슈가 긍정적인 이슈보다 실제로 월등히 많이 일어나니까 이런 분위기가 형성될 수 밖에요.
- 권위에 승복하는 사람들이 많은 대한민국
그리고 아직까지 권위주의적 인습에 쩔어있고 남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이 안된 탓 역시 큽니다. 실제로 "성경책의 모든 말씀이 곧 진리이며 이를 바탕으로 말씀하시는 목사님을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 바르고 옳다" 라고 사고를 단순화하는 건 꽤나 매력적인 유혹이죠. 성경책이던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던 어떠한 종교적인 권위를 가진 것에 나 자신의 의사를 포기하고 순응하는 건 실제로 인간이 가진 마조히즘적 욕구를 가장 성스러운 방식으로 충족하는 형식이니까요. 그러니 이런 식으로 주체적인 의식을 버린 사람들이 길목이나 지하철에서 예수를 믿으라고 아무 사람들이나 붙들고 부르짖고 심지어 다른 종교권의 국가에 가서 그 종교의 성지나 사원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고, 그래서 그 결과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치고 손가락질을 받아도 그걸 단순히 '순교, 박해' 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요. 유난히 미치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는 대한민국에선 종교생활마저 미치지 않고 온전한 정신으로 하기가 힘든게 현실인가 봐요.
쉽게 홀리고 잘 미치는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을 통수쳐서 사리사욕을 채우는걸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많이 있는데다가 목사라는 ‘직업’에 대해 유난히 법적, 사회적으로 관대한 분위기까지 만연해있는게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니 사기꾼 같은 목사들이 안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겠죠.
2. 대중이 원하는 바가 너무 심하게 반영되어서
- 신앙과 괴리된 종교
같은 개신교 신자라면 더 의아해할 것들 중 하나는 대체 뭐 저리 교회가 많은데다 으리으리하게 지어놨을까 하는 점입니다. 적어도 신약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예수님은 궁궐이 아니라 마굿간에서 태어났으며 요란한 회당이 아니라 벌판이나 배 위, 작은 집 안에서 설교와 기도를 했다는 걸 알 겁니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진지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묵상하며 절대적인 존재를 갈구하는 신앙이란 것은 요즘의 종교의 트렌드란 것과는 상당히 맞지 않아요. 비기독교인들이나 무신론자들은 어떻게 상상할지 모르겠으나 만약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교조적으로 독실하고 경건한 신앙생활을 하리라 생각했다면 대단히 많이 잘못 짚은 겁니다. 솔직히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중 반의 반도 신앙생활이란걸 하고있지 않을거에요. 다른 지방에서 살다가 새로운 지역으로 와서 인맥을 쌓고 지역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자식들 결혼 축의금 및 부모님 부조를 위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 상담을 위해 등등, 신앙이란 것과는 좀 동떨어진 가치를 생각하고 교회를 오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이런 사람들의 입장에선 교회가 으리으리해서 1층에 편의점이 있고 안에 까페도 있고 또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서 여러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게 그들이 원하는 조건이겠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는데다 곳곳에 할 일이 산적해있어서 주일마다 평일보다 더 힘든 하루를 보내야 하는 고된 교회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신앙생활이나 영적인 구원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매력적인 조건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앙과 심하게 동떨어져버린 요즘의 종교에 가치를 둔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엔 다닐 엄두도 못낼 겁니다. 그러니, 무신론자 입장에서 봤을 때 제 기능을 다 하는 것으로 보이는 진실된 신앙공동체 같은 교회라는 건 가뭄에 콩난 것 마냥 보기가 힘들죠. 그렇지 않은 교회들은 치킨집이나 편의점만큼 많이 보이지만요.
결론
이렇게 긴 이야기를 주절거린 건 결국 “개신교는 아무 잘못 없어! 사회 구성원 대다수 및 사회 풍조가 잘못된 것일 뿐이지!!” 라고 주장하려는 건 결코 아니구요-_-; 비록 위에서 설명한 배경들이 있다 하더라도 종교와 신앙의 본질적인 목적을 위해 교계 및 공동체들에겐 자정작용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이를 방기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없지 않거든요. 다만 애먼 멀쩡한 교회까지 싸잡아서 비난을 하는 분들이 교회가 욕을 먹게 된 배경엔 결국 사회적인 원인도 있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해주셨음 하고 소수이긴 해도 여전히 멀쩡한 교회들도 있으니 성급한 일반화는 하지 말아주셨음 하는 바램을 전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실제로 최근의 경우도 타인을 모욕하는 발언에 대해 제3자가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의 추종자 분들이 입안) 입안이 예고됬을 때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나서서 반대의견 성명을 했다고 해요. 기독교 내에서도 어디 교회의 누구처럼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해’ 라고 주장하는 정신 나간 사람도 있는가 하면 유신운동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교회들도 적지 않아요. 부디 다른 분들이 개신교나 기독교에 대해 나쁜 면, 혹은 보고 싶은 면 만을 보고 비난하지 말아주시고 조금이라도 널리 보고서 판단해주셨음 하는 바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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