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을 같이 먹으며 친구가 자기가 요즘보는 드라마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한 드라마에서 한국 군인이 이슬람 근방에 파병나가 근무하다 그 지방의 유권자가 사건에 휘말려 목숨이 위험할 수준의 상처를 입게 되어서 그 사람을 구조하고자 하는데 그 유권자는 신앙이 없는 비 무슬림에게 치료를 받을순 없다며 죽는 한이 있어도 치료를 거부하겠다고 했다네요.
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상급자에게 연락을 해보니 상급자가 그냥 그 사람이 죽게 내버려두고 문제가 생기면 의사에게 뒤집어 씌우면 되니 관여하지마라 라고 명령했는데 그 말을 들은 군인이 통신을 끊고 억지로 치료를 감행시켰다고 합니다.
왜 치료를 강행했냐면, 그 무슬림이 죽게 내버려두는것이 명령이었다 한들 자신은 인류애라는 정의, 가치를 위해 군 복무를 하고 있으며 그걸 관철하기 위해 항명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막 소령 진급을 앞두고 있는 앞날 창창한 중위가 출세길이 완전 막혔지만 그래도 정의를 관철하는 내용이 요즘 자기가 보는 드라마에서 나왔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런데 저 드라마 이야기를 듣고 느낀 바론 그 작품 내에선 사람의 목숨을 차별하지 않고 살리는 것이 인류애와 관련되어있고 이를 위해 항명을 한 것이 정의로운 선택이란 연출이 나왔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 약간 완고한 공리주의적 해석이라고 봐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정할 자유가 있듯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냐 역시 개인의 온전한 자유에 따라야 한다는게 자유주의적인 입장이겠고, 이런 측면에선 인류애 같은 공동체 다수의 이익을 위해 내가 내 삶의 방식에 간섭받는 것은 부당하다 라고 주장할수도 있겠죠. 물론 이런 경우에 대해선 나의 목숨이 오롯이 나 자신의 소유다 라는 전제가 있어야 겠지만요.
극심한 고통을 겪다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반 강제적으로 고르는 최후의 선택지인 경우의 자살과 달리 자신이 어떻게 죽을것이냐를 스스로 정한 것이라면 그것을 어떤 이유를 들어가며 막는게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의로운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의롭지 못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소한 드라마의 일화 하나갖고 깊게 따지는 것도 좀 우습겠지만..
목숨은 개인의 소유이므로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자유가 있으며
이를 함부로 나서서 제한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봐야할까요?
아니면, 자신의 목숨이라 할지언정 그것은 오롯이 개인만의 판단으로 버리는 것은 옳지 못하며
생명을 이어가려는 것은 권리이자 동시에 책임과 의무다...라고 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