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 하쿠메이와 미코치 ]를 읽다가, 어떤 점 때문에 동화 같은 느낌을 받는 건지 살펴봤다. 주인공들이 사람 손바닥만 한 요정 종족이라는 것보다 동물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부분이 더욱더 동화 같은 느낌을 줬다.
이 작품은 그림이 좋아서, 요정들은 짜리몽땅한 게 귀엽고 동물들도 복슬복슬한 게 귀엽다. 풍경 묘사도 훌륭해서 대충 보고 지나가기에는 아깝다. 이야기는 느긋한 내용들이 많아서 심심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좋다.
얼른 다음 권이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지금 충분히 편안하고 잔잔하게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잘 우린 사골 국물 같다. 최근에 본 작품 중에는 [ 장송의 프리렌 ]이 사골 국물 같았다. 옛날에 본 작품 중에는 [ 아리아 ] 시리즈가 비슷하다. 소화도 잘되고 읽다가 편안해지면 잠도 잘 온다.
[ 하쿠메이와 미코치 ]의 이야기가 꾸준히 계속되면 좋겠다. 나무 그늘에서 쐬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좋은 작품이니까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