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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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한심성] 듄(2021) : 고전의 향기 (5) 2021/10/23 AM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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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반지의 제왕이라 불리우는 듄이 다시금 영화로 부활했다.

워낙 장대한 서사에 영상화하기 빡 쌔다는 평가가 많았고,

평가 그대로 영상화에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작품을 다시금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다니 놀랍다.


영화로는 이미 한번 말아 먹었고 드라마로도 한 3~4편 나왔었는데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힘든 실적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기억에 남는건 엑스맨 찰스 박스님이 둘다 나왔었다는 것 정도?


84년도에 데이비드 린치라는 걸출한 감독이 만들고 명성에 맞게 거하게 말아 드셨는데, 21세기 버전도 비슷한 길을 따라 가지 않을까 불안했다.

왜? 감독이 드뇌 빌뇌브라서.

드뇌 빌뇌브가 나쁜 감독이라서가 아니라 뭔가 상업적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라서 그렇다.

전작인 블레이드러너 2049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는데, 어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을까.


말했듯이 이번 작도 블레이드러너 2049와 굉장히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우선 바티스타가 나온는데 바티스타가 딱히 하는 건 없다.

장난이고, 두 작품 모두 비운의 명작 소리를 듣는 전신에 높은 작품성과 그에 걸맞는 평단의 찬사와 더불어 왔다 갔다하는 상업성을 가지고 있다.


곁가지 이야기가 많은데 그래서 정작 21세기 듄은 어떤가.

우선 놀라운 영상미. 끝 없이 넓은 풍경과 수 많은 엑스트라들, 여러 의상과 소품, 등 빡쌘 디자인들을 보고 있자니 요즘 영화라기 보다는 마치 20세기 고전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고전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건 그것만이 아니란게 문제지만...

이야기의 장대함을 강조하고자하다 이렇게 된지 모르겠지만 극의 진행이 요즘 시류에 맞는 속도는 아니다.

영화를 한참 본거 같은데 아직도 1막이라고?? 이런 느낌. 더군다나 보통 이런 장편 영화들은 지루해질 때 쯤 분위기 쇄신용 액션 혹은 뭔가 신나는 비트를 하나씩 집어 넣는데 듄에서는 어림도 없지! 그냥 이 분위기 그대로 쭉 간다!

거기다 액션에서 일부러 좀 떨어져서 3자의 시선을 유지 시키려고 그런지 모르겠는데 액션 장면들이 정작 나와도 좀 심심하다.

액션 장면에서 막 심장을 울리는 음악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다 근접해서 현장감을 살리는 대신 주인공 외에 모든 액션들에 카메라가 멀찍히 떨어져 있어서 깔끔하게 모든게 잘 보이는 대신 진짜 그냥 싸우는구나, 이런 감상만 남고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그외에는 주구장창 사막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행성 별로 꽤나 다른 풍경들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는 볼거리가 풍부하다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분명 영화가 길기는 길고, 지치는 사람들이 많은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황제의 검이라 불리우는 아저씨들의 모행성은 정말 끝내준다)

거기다 대규모 전투 장면이 시작되면서 오 이제 뭔가 되는건가 했다, 잠옷 입고 뛰쳐 나와 싸우는 아저씨들을 보자니 갱스오브뉴욕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뭔가 실소가 나왔다.

그리고 영화 기술적으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데 뜬금 없이 사운드 믹싱이 이상한지 영화 중간중간 대사들이 잘 안 들린다.

자주 뭐라하는지 자막에만 의지해야 해서 좀 불편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다 좋다 하고 싶은데 여기서 주인공의 연기가 계속 신경 쓰였다.

다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의미 전달이 확실한 편인데 주인공만 계속 웅얼웅얼 거리는 느낌? 이게 일부러 아직 개화하지 않은 주인공을 표현한 방식인지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주인공만 나오면 좀 깨는 느낌이었다. 대신 존잘맨........


마지막으로 음악

영화가 구려도 OST가 좋으면 그래도 뭔가 건질게 있다고 생각할만큼 음악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번 듄의 음악은 좀 실망스럽다.

광활한 자연 앞에서 카메라가 쭉 지나가면서 막 빠져 들려하는데 한스 짐머 특유의 일렉기타 소리가 들리는 순간 확 깼다.

듄의 음악을 듣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한스 짐머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다.

잭 스나이더의 모든 DC 작품들 저주하면서도 아직도 맨옵스 음악을 듣는 사람인데 이번 한스 짐머 음악은 차마 좋다 못 하겠다.


여전히 망할까 불안한 작품인데 제발 잘 됐으면 좋겠다. 

드뇌 빌뇌브는 어떻게 계속 이렇게 비싸고 망할만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투자자들 속이면서 자기 작품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제발 블레이드러너 2049 보다는 잘 되길.


아 참고로 영화는 갑자기 여주인공의 급 우리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하면서 그냥 끝난다. 구라 아니고 진짜 여주가 저 대사한다.

5시간 영화의 인터미션이라 생각하면서 보는게 마음 편할거다.


영화가 길고 지루하다고 글도 길고 지루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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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ㄴㅋ    친구신청

길긴한데 정말 재밌게 봤네요

모즈군    친구신청

결국은 영화든 음악이든 개인의 취향문제인듯.

공감가는부분이 있으면서도 저랑은 상반된 평이라 좀 으아하기도 하네요.

되려 공허한 공간감. 우주적 스케일. 스페이스오디세이의 오마주같은 느낌이라

저는 음악과 영상미가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단원의 막을 이제 시작한 영화인데반해 너무 서사만 길고 클라이막스로 달리려 준비만 한 느낌이 드는건

2편을 한거번에 준비해서 그런걸지두요.


워낙 장편이라 함축적으로 영화에 담기에 설명이 좀 부족한듯 했지만 상당히 웰메이드라 생각했네요

덩어리    친구신청

지금 보니 뭔가 부정적으로만 글을 쓴거 같은데 저도 올해 본 영화 중에 최고라 생각될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NASHCAT    친구신청

원래 듄 소설이 지리하고 주절주절 말은 많고 서사 진행은 무척 느리죠 그래서 1부가 900페이지가 넘는데
나무위키에 듄 1부 소설 줄거리 30줄 안되게 적어놓은거 보면 빠진내용은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기존 듄영화들이 실패한것도 스케일이 거대하고 그런것보다
실사로 옮기기에 실제로 진행자체는 별거 없는데 곁가지들이 너무 많아서
마치 백과사전과 같은 원작의 짧은 서사와 방대한 세계관과 설정을 두고 어떻게 균형을 잡을것인가에서 실패한지라.

이번 빌뇌브의 듄은 개인적으로는 꽤나 원작을 잘살렸다고 봅니다. 여러 세계관이나 세세한 설정등을 설명충을 최소화 하고 시각적인 효과로 관객이 최대한 이해할수 있게 연출하였고

원작에서는 꽤나 많이 다루는 초반 공작가문내의 인간관계를 상당부 생략하고 폴에게 시선을 집중한것은
원작팬에게는 호불호가 갈릴문제이지만 플레이 타임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하고

사운드에서는 저도 불만인데 전 반대로 맨오브스틸때와 너무 흡사해서 불만이였네요.
BGM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신에 BGM을 깔아서 쉬는구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래서 중반이후부터는 bgm이 긴장감을 주기 보다는 되려 피곤함을 줬습니다.
(전 그래서 맨오브 스틸도 가장 별로인 부분이 사운드였습니다. 끈임없이 저음으로 쿵쾅거리기만 해서)
감독이 누가 되든 한스짐머가 음악감독하면 대개는 이런식이라서 한스짐머 음악 퀄리티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에 잘어울린다고 느껴본적은 별로 없는거 같음

덩어리    친구신청

저도 이제 한스 아저씨 음악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번 작은 진짜 어울리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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