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학원을 다니는데,
아는 여자애가 있습니다.
성격 좋고 귀여운 동생입니다. 진짜로 제 동생했으면... 할 정도로 착한 아이죠.
아는 형들이랑 밥 먹다가 그 애 이름이 나왔습니다.
그 애가 강남사는데...
엄청나게 부자라고!!!
들고다니는 가방이 엄청난 명품이고(V로 시작하는 건데 뭔지 모르겠어요..-_- 어쨌든 루이비통 X까 정도?)
몰래 아빠 시계 차고 나왔는데, 그게 에쿠스보다 비싼 거랍니다..
(3대 명품 시계라는데 롤렉스 저리가랄정도라나?)
옷 입는 차림보면 부잔갑다 싶었는데... 쩝 부럽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내 처지가 보였습니다..-_-
전 얼마전에 전역해서 이제야 제 처지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장남이고 아직 24살인데, 아버지의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저를 늦게 낳으셔서 전 이제 24살이지만 실상은 34살의 행동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학원 다니느라 언제나 부모님께 죄송해하면서 지내는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얼마전 제 책임에 대해 어버이날 때 뼈저리게 느꼈고... 결국 자기전에 눈물도 흘렸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랍니다.
부모님은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반대하시고, 저는 제 꿈을 결국 포기할 수 없어 꾸역꾸역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러면서도 꿈꾸는 것으로 죄의식을 느끼고 맙니다.
그 아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데요. 부담없이 자신의 꿈 찾는 것이 정말 부럽더군요.
그 생각 하자마자 화가 나더군요. 정말 미친 듯 화가 났습니다.
내가 느끼는 책임감이랑 그 아이가 느끼는 것이랑 너무나 달라 질투가 났습니다.
그 아이는 착하고 예쁘고 잘살고... 또 무엇보다 순수합니다.
그에 비해 전 착하지도 못하고 추하며 다소 가난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젠 순수하지도 않죠.
패배자가 승리자에게 느끼는 열등감 같은 것을 느꼈고...
세상은 원래 불합리적이고 불공평한 것을 알았는데...
다시 알게되니까 견디기 힘들더군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래봤자 결국은 죽어라 열심히 해야지. 못하면 그냥 죽어야지...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지만...
정말 씁쓸했습니다. 지하철 타고 오면서 결국 몰래 또 울었습니다..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님도 다음생에는 미친듯한 부자로 태어날지 누가 압니까?
당장 내일 롯또 당첨될지는 누가 알구요.
사람은 그냥 이기적으로 살면 됩니다.
남이 잘사는 것에 대해서만은 특히 더 이기적으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