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서바이버
네이비씰에서 두번째로 사상자를 많이 낸 레드윙 작전을 모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시작부터 목숨만 간당한 상태로 구출된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를 미리 알려주는데
이미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가 살고죽고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실적인 전투장면과 대원들의 처절한 분투기를 위주로 연출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액션영화로써의 말초적 표현으로 그치지 않고
전장에서의 도덕과 이성의 문제에 대해 한번 더 고찰 해 볼만한 질문을 던져주기 때문에
단순히 한번 보고 마는 팝콘무비 이상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대략 두가지 상황이 있는데
목동들이 우연히 씰대원들에게 붙잡히고 이들을 놓아줄 경우 탈레반에게 작전의 정보가 새어나갈 것이 자명했습니다
작전 자체의 실패도 실패지만 추적이 붙을 경우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 할 수 있기 때문에 죽이자는 의견과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고 교전수칙까지 거론하며 살려줘야 된다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어느쪽도 쉽게 선택할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는데
마커스중사(마크 월버그 분)가 강력하게 주장한 살려보내자는 의견을 지휘관이 선택하지만
결국 초입에 보여주듯 마커스중사만 구출되어 돌아옵니다
결과적으로 놓아주지 않는 선택을 했었다면 작전은 물론이고 대원들의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될 수 있었겠죠
본인의 강력히 주장을 했고 반대로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 이외의 사람들은 죽고 자기만 살아왔다는 모순
이 때문에 실제 마커스 러트렐은 두고두고 죄책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또 한가지는 이 상황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만 직접 보셨으면 합니다
전투의 긴장감도 좋고 던지는 철학적 주제도 표현을 잘해놓았기 때문에
후회 없는 선택이 될거라 봅니다
8/10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봐야지 봐야지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봤습니다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관객평, 흥행 모든면에서 압도적인 애니메이션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중에 원탑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전 강철연...)
물질만능주의, 환경파괴 등등 언제나 그렇듯 미야자기 하야오의 이야기에 녹아내리는 억지스럽지 않은 연출은 참 좋습니다
순수한 소녀의 모험기를 너무 잔인하거나 무섭지 않게 만들었고
(원령공주에선 조금 놀라긴 했었습니다)
디즈니애니에서 잘 느낄 수 있는 주인공의 행동과 음향간의 조화가 인상적이었고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쉬운 내용이면서도 파고들어 보면 수많은 은유들의 향연이라
역시나 위의 론 서바이버처럼 관람 후에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픽사애니가 이런 맥락의 좋은 작품들이 많죠
개인적으로 이우혁작가와 이영도작가를 참 좋아했는데 그 이유가
글이 쉽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국적이거나 동양적인 세계관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의 신화들이 온갖 생물과 무생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죠?(초반에 작은 사당 비슷한 돌무더기를 보며 언급하는 장면이)
이러한 신화를 환타지 세계관으로 일본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괜찮았습니다
다만 마지막 선택 부분에서는 약간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라고 퉁쳐서 넘어가기엔 깔아놓은 복선이 생각나는게 없어서요
독일의 모 소설을 모태로 해서 만들었다는건 알겠는데 그것을 오마쥬 한것이라고 해도
중요한 결말부분을 작품 외의 사전지식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좀 수긍하기 힘듭니다
하쿠를 알아보는 부분은 복선이 깔려 있거든요
(혹시 복선이나 이유를 하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그 부분을 생각하더라도 걸작임을 부인하긴 힘드네요
잘 나가다 결말을 엉망으로 내는 작품들을 정말 싫어하는데 작품의 전체 분위기나 진행을 보면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