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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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7-첩자. (0) 2023/01/21 AM 11:35


이번 회에서는 화자인 이유대가 자신의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담임과 최기표 사이의 갈등에서 마치 자신이 최기표인 양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기표라면 ...할 것이다, 기표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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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페이지를 보면, 가정방문 때 어른들의 위선을 혐오하던 이유대가, 여기서는 자신 역시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위선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페이지에서는 이유대가 자신이 더 이상 담임의 첩자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이는 자신은 최기표의 첩자라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이유대는 임형우도 최기표로부터 테러를 당하기를 내심 바랬을 것이라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임형우는 여러 면에서 그와 닮았습니다. 따라서 이유대는 임형우 역시 자신처럼 폭력이라는 과정을 통해 최기표의 완벽하고 조직적인 지배 아래 들어가게 되기를 학수고대해 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이유대는 최기표가 임형우를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건 합리적인 추론이라기보다는 이유대의 막연한 기대에 가깝습니다.
(최기표의 지배가 완벽하고 조직적이라는 것 자체가 이유대의 착각에 불과합니다.) 그는 자신이 숭배하는 최기표를 자신의 이상에 끼워맞춘 다음,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믿고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병원에 도착한 이유대는 임형우가 겉보기에 너무 멀쩡해 보여서 실망을 합니다. 이는 혹시라도 최기표가 약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하지만 허벅지의 담배빵 자국을 발견하고는 안심합니다. 그리고 이제 임형우도 자신처럼 최기표를 숭배하게 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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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6-갈등과 서열. (0) 2023/01/20 PM 08:43


DP Final exam paper 2에 자주 나오는 질문 중에,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작가가 그 작품을 써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로 바꾸는 편이 좀 더 답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문학 시간에 다루는 작품들DL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이 소설은 질문에 대한 모범적인 답을 제공해 줍니다.


1980년의 대중들은 불안하고 초조한 시선으로 전두환 씨의 출현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상국 씨는 한 발 앞서 그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이 소설을 '써야만'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이 소설이 광주민주화운동 이전에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민주화운동 이후라면 대중들도 이미 전두환 씨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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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최기표는 이번에도 자신을 길들이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에게 폭력의 구실을 제공한 누군가를 찾습니다.


이 장면에서, 교사가 물을 때는 대답을 하지 않던 임형우가, 최기표가 물으니 얼른 자수를 합니다. 즉, 그는 교사와 최기표 사이에서 주저 않고 최기표를 선택합니다. 이런 결과에 최기표는 아주 만족했을 겁니다. 그런데 임형우가 자수하면서 임형우와 최기표 사이의 갈등으로 양상이 바뀌자, 이번에는 반 아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앞다투어 임형우의 편을 듭니다.

임형우 > 최기표 > 교사

아이들이 자신보다도 임형우를 더 따른다는 사실은 최기표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임형우에 대한 더욱 혹독한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도 감독인 영어교사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서둘러 덮으려고만 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런 교사를 '너그럽기로 이름난'이라고 후하게 평가하고, 다시 교사의 입을 빌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에 가담한 아이들을 '곧고 훌륭한'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것은 당시 사회에 대한 반어적 비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이유대는 최기표의 폭력을 마치 어떤 의식이나 되는 듯이 회상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그는 최기표의 폭력을 그의 숭배자가 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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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5-신과 악마. (0) 2023/01/20 AM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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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서 나오는 사촌형과의 에피소드는 결말에 대한 암시이면서 동시에 소설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즉, 신과 악마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공생관계이며, 악마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위선적인 신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악마 역시 신의 피조물이며, 그런 악마를 만든 신의 의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이후에 담임과 최기표의 관계로 실현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기표가 임형우를 테러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잠시 그 상황을 보도록 하죠.

임형우는 반의 우등생들을 모아 부정행위를 통해 최기표의 성적을 올려주자고 제안합니다. 임형우는 그것을 정의인 척 포장하고, 우등생들은 그것이 반의 무사안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동의합니다.

여기서 임형우는 만약 걸렸을 때는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장담합니다. 하지만 반의 우등생들이 모여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일을 반장 한 사람이 책임질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그의 뒤에 담임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형유의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교활한 웃음을 발견한 이유대는 이것이 최기표를 길들이려는 담임의 의도임을 간파하고 저항해 보지만, 결국 그것이 최기표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금새 포기합니다. (이 소설에서 이유대는 항상 최기표의 입장에서 판단을 합니다.)

이처럼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표면적으로는 늘 정의나 의협심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항상 각자의 욕망을 꽁꽁 감추고 있습니다. 임형우가 이렇게 나서는 이유 역시도,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이 숭배하는 담임의 욕망에 충실히 복무해야 자신에게도 유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담임은 임형우에게 넉넉하게 당근을 던져줍니다.)

이렇게 일이 마무리되자, 임형우도 결국 이것이 반 전체의 무사안일을 위한 것임을 털어놓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2학년 13반을, 부정적인 인물들이 모여 오직 무사안일만을 위해 움직이는 공간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당시 대한민국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 담겨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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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4-우상화. (0) 2023/01/19 PM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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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이유대는 담임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담임의 배신으로 그는 '무사안일'이라는 공동체의 절대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된 그는 이번에는 담임 대신 최기표를 선택했습니다.

이어서 담임은 위험요소인 최기표에게 적절한 권력을 줘서 길들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마도 부반장이 된 최기표는 더욱 날뛰겠지만, 자신에게 권력을 준 담임의 눈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결국 담임은 반아이들을 희생시켜 1년간의 무사안일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이유대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는 담임의 제안이 한 개인을 위한 것인지, 공동체를 위한 것인지 되묻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기표가 계속해서 악마로 숭상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담임도 이유대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최기표를 이용하려고만 할 뿐, 그의 구원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후로 담임은 한동안 계속해서 최기표에게 당근을 던져줍니다. 담임은 반의 결속이란 핑계로 추리닝을 사주며 다시 한 번 최기표를 길들여 보려 하지만, 그는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찢어버립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받아주면 고맙겠다'라는 담임의 대사와, 담임이 나가자마자 추리닝을 찟는 최기표의 타이밍입니다. 이처럼 담임은 무사안일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조차 내려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기표 역시 담임을 적대시 하면서도 아직은 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유대는 더더욱 최기표에게 매료됩니다. 그리고 점점 그를 우상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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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다시 읽기] [우상의 눈물] 다시 읽기-part03-흉터와 훈장. (1) 2023/01/19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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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담배빵을 '흉터'로 인식하던 이유대는, 담임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것을 최기표와 자기 사이를 이어주는 특별한 무엇, 나아가 기표가 자신을 선택하여 특별히 내려준 '훈장'으로까지 인식하게 됩니다.


<제인 에어>에서 살펴봤듯이, 1인칭 시점의 소설에서는 독자들이 쉽게 화자에 동화됩니다. 즉, 독자들은 화자의 등에 올라타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중에 화자의 가치관이 바뀌어도 별 저항 없이 수용합니다. 그래서 화자의 가치관 변화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소설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이유대는 담임과 최기표 사이의 갈등을 예감하면서, 당연히 최기표가 이기겠지만 담임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위선적인 악이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작품입니다. 때문에 위선적인 악인 담임과 순수한 악인 최기표가 갈등을 벌입니다. 그리고 이유대는 당시 대중들의 인식을 반영해서, 처음에는 최기표가  담임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이유대의 욕망은 자신이 숨어서 세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즉, 그는 괴벨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려면 히틀러가 필요하고, 최기표를 자신의 히틀러로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어디까지나 최기표가 담배빵을 통해 자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매우 부정적입니다. 긍정적인 인물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이 세계 속에서 '무사안일'을 최고의 가치로 숭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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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    친구신청

돼지의 왕이란 국산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군요, 거기서도 학교내에서의 위계서열, 부조리를 드러내는게

주요 소재였죠, 흔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희망하는 사이다식 전개를 보여주지 않고

양쪽 모두 얻은거 없이 비참하게 끝나는 결말까지..

이런 종류의 문학들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간간히 나오는걸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심리는 달라지지 않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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