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스펙은..
30대 아재로서 미취학 아이가 둘에 외벌이 월급쟁이입니다. 대기업도 아니고 그냥 작은 회사의 엔지니어입니다.
집에서 물려준 빚은 없지만, 물려받거나 할 재산도 없고 결혼때도 돈 200만원 지원받은게 전부인
순수하게 자가 생존 중인... 스스로 기준에서는 흔한 유부게이입니다. (유게이죠.)
대학 졸업 후 운좋게 취업했고, 취업과 동시에 고향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혼자 살며 일과 원룸을 왕복하다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고 연애4년 후 결혼했습니다.
간혹 마약피나 유게에서 결혼 고민에 대한 글이 보이길래, 경험에 의거한 개인적 생각을
좀 남겨보려고 합니다.
당연히 개인적 의견이니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고 가볍게 생각하시면 ㅇㅋ.
1. 결혼 무조건 해야하나?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후회하지 않습니다만, 이것이 사람의 인생에 필수라고 여기진 않습니다.
경험상, 극명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미혼의 장점은 자유. 단점은 외로움.
기혼의 장점은 내 가족.의 탄생, 단점은 자유의 축소
(경제력이나 금전적 문제는 배제합니다. 이건 미혼과 기혼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케바케니까요)
결혼하면 내 자유를 떼어내서 남에게 주고 그 댓가로 관심과 정을 얻는다 라는게 지금까지의 제 느낌입니다.
나이들어서도 스스로의 취미 잘 즐기며 살수 있고 혼자 지내는것이 문제없는 쪽이라면, 미혼도 괜찮다고 봅니다.
다만 젊었을때와 나이 든 후의 혼자서의 생활은 사뭇 다르네요. 이 부분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 형님이 비혼파라 곧 나이 마흔인데 미혼에 연애만 합니다. 집에서 잔소리 하는것도 진즉에 끝났고요.
애인분도 비혼파인데 그쪽 집에서는 계속 아직도 난리라고 합니다. 헤어지고 빨리 시집가라고..
형님이 젊을 땐 친구도 자주 보고 했으나.. 나이들면 들수록 지금 애인 분 말고는 휴일이나 여유 시간때 밖에서 다른 사람
만날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결혼한 분들이 많아서겠지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는 스스로도 나이드니 예전보다
자유가 좋다는 느낌은 약해졌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비혼파인건 변함 없네요.
어머님은 지금 애인분과 평생 헤어지지말고 연애하길 바라십니다. 지금 본가에서 어머님과 형님 두분이 지내는데
순리대로라면 어머님은 언젠가 형님보다 먼저 떠나실거고 그 후에 지금 애인이 없으면 형님이 진짜 혼자가 되는걸 걱정하시니까요.
이런 미래의 일까지 조금은 생각해두면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분이라면 결혼 안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결혼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혼 지나서 결혼 초기엔 총각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땐 진짜 결혼 괜히 했나, 혹은
더 늦게 할걸.. 할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부러울때가 있지만 과거에 부러운 마음이 5 라고 하면 지금은 2이나 1 정도라고 느끼네요.
2. 아이 가져야 하나.
이미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아이 생기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쪽은 다 단점입니다. 이건 팩트지요.
개인적 자유는 결혼으로 손해보는것 이상으로 사라집니다. 아이 보느라 몸도 마음도 아이 없을때보다 당연히 피곤합니다.
돈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입이 늘었으니 먹거리, 입을거리가 더 필요하니 돈도 더 소모됩니다.
저도 아이 낳기전에 이런게 무섭고 걱정되는데도 그래도 결혼했으니까 아이 하나는 있는쪽이 좋겠지, 내 아이도 갖고싶고..
하는 마음으로 낳고 그게 둘까지 왔습니다.
길게 설명해도 아이 갖기 전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울테니 짧게 쓰면, 제 경험상 아이를 갖는건 현실적인 문제가 심각한게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와이프도 가족이고 내 부모도 피붙이지만, 내가 태어나게 한 내 아이는 이 이상의 의미가 되는거 같습니다.
속된말로 낳기전엔 남들이 백날 뭐라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네요.
부모마음이라는거 아직 다 느낄 정도로 키운것도 아니고, 아이때문에 화나거나 싸움할일도 있고,
현실적 문제에 고민하게 되는 때도 많지만, 아이 낳은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다시 태어나서 결혼할래 하면, 결혼은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겠지만 아이 낳을래 하면 낳습니다.
곧 둘째 생일이라 갑자기 감성 폭발해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ㅎㅎㅎ
뽀로로 있는 케이크를 어디서 찾나.. 후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