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개봉도 안 한 영화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는 편입니다. 거의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는데 그건 그냥 혐오반응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도 과도하게 정치적이고 신념이 반영되어 있어요. PC나 페미니즘은 옳아, 아니야, 망해야 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극단적입니다.
2. 하지만 이 영화가 기대가 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대체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뭘 기대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그냥 또 마블 영화가 나왔네 하고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은 그냥 평범한 마블 영화였어요.
전 캡틴 마블에 대해 그다지 호불호가 없습니다.
그냥 거만한 여성 캐릭터구나 생각합니다. 전 <룸>을 봤기 때문에 브리 라슨이 연기를 잘하는 오스카 배우인 걸 알고 있었고
그녀가 페미니스트 인것도 뭐 그렇구나 정도였죠. 안 그런 헐리우드 여배우가 있기나 한가요? 여배우 99.9%가 페미니스트일 겁니다.
그녀가 SNS 상에서 거만하고 불손하다고 평가 받는 것도 뭐 솔직히 미운털 박힌 거죠. 다른 할리우드 스타 여배우는 공손한가요?
할리우드 뉴스를 좀만 보시면 알겠지만, 저동네 배우들은 다들 당당하다 못해 싸움꾼들입니다. 침대에 똥싸는 여자가 있는 동네에요.
저는 디즈니는 제 2의 제니퍼 로렌스를 생각하고 캐스팅했다고 생각해요.
뭐 지금의 반응을 봐서는 성공적인 캐스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원하는 니즈에 맞는 캐스팅을 했어야 했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워너가 캐스팅은 참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워너는 디즈니보다 인종적으로 더 "PC"한 캐스팅을 하지만, 외모적으로는
매력적인 사람을 골라 쓰니까요. 플래시의 아이리시 웨스트도 블랙워싱되었지만 아무도 뭐라하지 않잖아요?
3. 전 디즈니 플러스 유저라서 완다비전도 미즈 마블도 봤습니다. 완다 비전은 좋았고 미즈 마블은 그냥 그랬죠.
미즈 마블은 나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좀 과도하게 비난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잘 만든 편이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 작품을 좋아할까 라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사람들은 파키스탄 문화 가정 소녀의 청소년
드라마를 원한 게 아니니까요. 최근의 마블이 그랬듯이 니즈가 전혀 안 맞은 케이스죠.
4. 그런데 우습게도 더 마블스에서는 캐롤 댄버스가 젤 예뻐보이더군요. 몸매도 관리했는지 1편에 비해 상당히 늘씬해졌고
나올때는 나온 상당히 좋은 몸매를 유지했더군요. 살이 빠진 만큼 얼굴도 훨씬 예뻐졌고요. 다른 두 여배우가 전혀 관리를
안 한 몸이라 그런지 돋보이는 수준이었습니다.
미즈 마블의 배우는 사실 좋은 캐스팅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연기도 잘하는 편이고 맡은 롤도 잘 소화해냈어요. 얼굴도 귀엽죠.
근데 너무 관리를 안 한 몸이라 태가 안나요. 태가 안나니까 움직임이 굼떠보이고요. 홍금보처럼 운동능력이 좋아보이지도 않고요.
모니카 램보 역의 배우는 도저히 어떤 면을 좋아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시종일관 설명충 노릇만 할 뿐 인상적인
면이 하나도 없더군요. 외모는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냥 억센 동네 아줌마 같아요.
팬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브리 라슨이 가장 돋보일 정도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거죠.
5. 영화는 사실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그냥 평소의 마블 영화 같았습니다. 어느쪽이냐면 오히려 기본이상은 합니다.
마블이 언제나 그렇듯 기본적인 퀄리티는 유지하고 있었어요.
전 최악의 마블 영화도 웬만한 프랜차이즈 영화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마블은 <윈터솔져>, <시빌워>, <인피니티 워>같은
영화를 냈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영화를 원하는데 그런 <더 마블스>는 당연히 그런 수준의 영화는 못 됩니다.
마블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큰 길을 가는 지는 알겠어요. <시크릿 워즈>에서 빵 터트리기 위해 기나긴 빌드업을 하는 거겠죠.
문제는 <엔드게임>이 끝났지 4년이나 지났고 <시크릿 워즈>가 나오려면 아직 3-4년은 더 기다려야 할텐데 그동안 팬들은
다 떠나갈겁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상에 10년짜리 빌드업이 말이 되나요. 게다가 인피니티 사가 때 보여준 수작
영화들은 사라진 상황에서요.
6. 영화가 짧아요. 편집도 전개도 빠릅니다. 스위칭 액션의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글쎄요.
관객 대부분 완다비전과 미즈 마블 드라마를 안 봤을 겁니다. 좀더 캐릭터를 설명하고 서사에 신경을 썼어야 했습니다.
드라마가 전혀 와닿지가 않아요. 캡틴 마블과 크리족과의 서사도 그냥 쑥쑥 설명하고 지나갑니다. 이게 무슨 유튜브 요약본도
아니고 제대로 보여주고 그려내야 관객도 공감을 하죠. 그냥 그런 일이 있었네 하고 넘어갈 수준이면 감독은 직무유기를 한 겁니다.
여자 삼인방의 케미도 전혀 돋보이질 않습니다.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의 영화일텐데 그냥 대사 몇번으로 그련 연대가
그려지냐고요. 게다가 너무 뻔하고 특별한 갈등구조도 없습니다. 그냥 뭉쳤는데 친해졌음 수준이에요. 드라마가 있어야죠..
7. 의외로 액션 장면들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막 엄청나! 이런 건 없지만, 스위칭 액션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좋았어요.
속도감 있게 찍은 점은 칭찬할만 하더라고요.
8. 박서준이 나오는 알라드나 행성 장면은 솔직히 왜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디즈니 뮤지컬 영화의 패러디일까요. 게다가
너무 짧기까지 해서 자기들도 찍어놓고 보니 별로라 잘라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심지어 삼인방의 "고난"을 그려야 하는
부분일텐데 그런 것도 잘 그려지지 않았어요.
9. 무엇보다 이 영화가 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윈터솔져와 시빌워는 <감시와 통제>라는 거대한 담론를 제시할 정도로
깊은 영화들이었는데 이제 마블에게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되는 걸까요?
10. 불만이 많았지만, 분명 그렇게 막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팬들이 원한 영화도 아니었죠. 마블은 새로운 캐릭터들을
늘어놓기만 하지, 그 캐릭터의 매력을 선보이는 데에는 계속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멀티버스 빌드업을 뭔가 계속 설명하는데
SF적 용어들 대부분 관객의 절반은 못 알아 들었을 것 같네요.
11. 한줄평. 과하게 비난당할 수준은 아니고 장점도 있지만, 분명 마블은 예전의 총기를 잃었다. 3/5
과하게 비난당할 수준은 아니고 장점도 있지만, 분명 마블은 예전의 총기를 잃었다.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