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초딩 동창 이야기 입니다.
알럽스쿨이 한참 뜰때 정말 오랜만에 초딩동창들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그당시 알럽스쿨 모임 분위기는 예쁜 동창이나 첫사랑이 참석하면
서로 작업걸 생각만 하면서 모임자체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우리 모임은 소소하니 다들 남정네들 같은 여자 동창들 뿐이라
오히려 더 끈끈하게 지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중에 유독 친구들 만나는거 좋아하고 특별한 모임을 원했던 여자 동창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냥 술먹고 노래방갔다가 헤어지는 1회성 만남이 아니라
함께 경주에 자전거도 타러가고 (친구들이랑) 벗꽃놀이도 가고
여튼 초딩동창들 간만에 뭉쳐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얼마후 우리는 그녀의 청첩장을 받게 되었고
어린나이에 먼저 결혼하는 그녀를 우리 동창들은 정말 많이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 모임을 닥달하던 그녀가 결혼하고나니 우리 동창 모임은 소원해졌고
그후로 딱히 모임이랄것도 없이 연락도 뜸해졌었죠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난건
그아이의 장례식장이였습니다.
정말 결혼한지 1년도 안된것 같았는데...
그녀는 암에 걸렸었고 (희귀암) 우리 모임을 하는 동안에도 병마와 싸우고 있었던 거였죠....
왜 우리한테 말을 안했냐고 원망도 해봤지만
음식도 제대로 못먹어서 거의 뼈만 남은 상태였는데....
그런모습을 친구들한테 보여주기 싫다고 연락을 못하게 했더랍니다....
장례식날은 신랑분이 연락은 해주셨습니다.
나중에 가망없다는 의사의 말에 남자친구와 헤어지려고 했지만
남자친구는 오히려 결혼식을 올린거였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당신과 결혼해서 살고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들어달라며
한사코 뿌리치는 그녀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남편은 1년간 너무나 행복했다면서
우리들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는 담담했습니다.
이런날이 올줄 알았기에 더 행복하게 그녀와 지낼수 있었고
온전히 그녀를 위한 하루하루가 오히려 기뻤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마지막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면서 웃었을땐
오히려 제눈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그날이 생각나기도 하고
집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눈물이 납니다.
마이피에 어떤분의 문자 내용을 보다가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건강한 집사람에게 좀더 사랑한다는 말을 해줘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