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죄, 어른의 시기
「아이의 잘못은 어른이 책임을 진다. 하지만 어른의 시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최근 파렴치한 소년범죄들이 줄을 잇고 있어 소년범죄자들의
처벌을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면허 사고를 일으킨 촉법소년의 SNS는 죄책감이 없는 듯한 발언을 하여 공분을 사기도 했지요. 강간 등의 강력범죄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아이라는 이유로 큰 처벌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부터 이런 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소년법에 대한
개정문제는 꽤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왔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소년범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촉법소년이 일종의 면죄부이기 때문입니다. 농담조로「어릴 때 죄를 지었어야 했는데」,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검색해봤습니다. 소년범죄는 현재 어떠한가?
1. 청소년 범죄는 10년새 폭행사건이 4배 증가 ‘2019 사법연감’
2. 소년범죄자의 수는 76000명(2016년)에서 72759명(2017년)으로 점차 감소 ‘2019 청소년 통계’
3. 소년사범 형사사건은 104998건(2010년)에서 75197건(2019년)으로 점차 감소 ‘대검찰청 통계’
소년범죄는 줄어들지만 소년범죄 중 강력범죄의 비율을
높아지고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A변호사의 의견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범죄접근의 용이성, 사회적 유대의 악화, 가족 구성원의 붕괴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부 동의합니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현대의 아이들이 과거의 아이들보다
보다 흉포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과거엔 정보공개 자체가 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은 범죄들이 많았을 겁니다. 예전에는 아이들 사이의 싸움으로 끝날 문제가 지금은 형사사건으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통계의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인식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사건도 통계에 잡힘에도 전체 소년범죄가 줄어든 지금, 현대의 아이들은 분명 과거보다 순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현상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수가 순해질수록 소수의 폭력은 보다 더 흉포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소년범죄도 성인범죄와 같이 처벌하는 것
2. 보호자가 대신 처벌받는 것
3. 소년의 기준을 바꾸는 것
1은 개인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어른이 아이를 책임진다는 이치는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어른처럼 대하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어른의 권리를 줄 수 있는 방향을 먼저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2는 연좌제 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보호자가 처벌받지 않기 위해 피보호자의 범죄사실을 숨기거나, 피보호자를 억압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3이 가장 적절하다고 봅니다. 어른이 아이를 책임지는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어른의 시기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요? 신체능력만으로 아이와 어른을 구분 지을 수 있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의 힘은 단순히 신체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다 선진화될수록 주먹보다 법이 더 무거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선진화된 사회일수록 신체능력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어른이라 인식함이 옳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기준을 바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정보는 크게 세 단계가 필요합니다. 첫째, 정보공급. 둘째, 정보제어. 셋째, 정보통제.
아이에겐 아이수준의 정보공급이 필요하고, 그 공급된 정보에 맞게 제어가 필요하고, 그 수준에 맞는 통제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이런 겁니다.
1. 정보공급, 아이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에
대한 정보의 공급이 필요합니다.
2. 정보제어(내부), 횡단보도를 건널 때 필요한 행동을 가르칩니다. (신호등 확인, 길 좌우 확인, 손을 들고 건널 것)
3. 정보통제(외부), 교육된 지침을 지키지 않았을 때, 교사가 혼을 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생기는 비극에 대해 설명한다거나)
이렇듯 어떤 정보도 공급이 되면 그에 따른 제어와
통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대는 어떻습니까?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는 연령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과잉공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도 어른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어른들의 관념은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이는 정보공급을 어른 수준으로 받고 있음에도 제어와
통제는 과거의 어린아이수준이라는 겁니다. 예전이라면 어른들이나 할 수 있었던 지능적인 사기범죄가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의 절도범죄는 줄어들었으나, 사기범죄는 늘어났다고 합니다. 정보과잉공급이 일으킨 현상이라 보고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를 보며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어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메뚜기 떼라는 재난에 맞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메뚜기 떼라는 정보뿐만이 아니라, 그에 대한 대처방법까지 알려달라는 이야기였지요. 아이들도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정보는 과잉공급 되는데, 그에 따른 제어나 통제가 미비하다는 겁니다. 메뚜기 떼에 대한 대처는 어른도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그래도 그 사실 자체를 대부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의문을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릅니다. 정보는 아이들에게까지 닿고 있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겁니다.
정보공급과 제어가 없이 통제만 발생하는 상황이 보통
교육받지 못한 어른들입니다. 시키는 데로 따를 수밖에 없지요.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에 지식인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우민화된 상황입니다.
정보공급은 되는데 제어와 통제가 없는 상황이 지금
현대의 아이들입니다. 지식이 있는데 그에 대한 제어와 통제가 없어 악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방치된 상황입니다.
인터넷이란 수단 때문에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를 안타까워하며 아이들에게 인터넷을 접하게 하지 않을 경우 정보라는 힘을 가지지 못하여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정보는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어른들이, 정보의 부작용을 두려워하여 정보를 공급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약자로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진정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정보공급에 따른 제어와 통제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아이는 더 이상 그 옛날의 아이가 아닙니다.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수준을 예상하여 그에
맞는 제어와 통제가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지금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입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식활용이 더 필요합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정보량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시급한 때입니다.
정보의 양이 어른을 결정하기 때문에 과거 어른의
기준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보통 연령 기준을 12세, 15세, 17세, 19세 정도로 나누어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걸 이제 바꿀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정보량에 맞게 그에 따른 제어와 통제방식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시대착오적인 기준은 이제 끝낼 때가 왔습니다. 아니 애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성인들의 정보를 접하는데, 공식 콘텐츠는 그대로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세부적인 기준으로 바꾸어야겠지만, 대강 말해서 12세를 10세로 낮추고 15세를 12세로 낮추고, 17세를 15세로 낮추고, 19세를 17세로 낮추는, 현대적인 기준이 다시 정립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정보량을 기준으로 미성년과 성년을 구분 짓는다면, 촉법소년과 소년법도 개정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에 맞게 권리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관련 선거는 중학생부터, 전체 선거는 고등학생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하겠습니다. 정보량이 어른과 아이를 구분 짓는 겁니다. 아이들도 옳고 그름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른보다 우수한 바둑기사를 떠올려보십시오. 지능은 14세만 되도 충분히 어른과 비견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정보뿐이었습니다. 그 정보가 과잉공급 되는 시대인 만큼 아이들도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선거권)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겠습니다.
어른의 시기를 정보량에 맞춰 바꾸게 된다면, 소년범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로 소수 청소년의 흉포화를
경감하여 다수의 선량한 이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어른이 아이를 책임진다는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어른의 시기는 정보량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정보의 공급과 제어와 통제, 그리고 그에 맞는 권리와 의무와 책임. 균형 잡힌 기준이 있어야 공정한 질서가 유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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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시민의식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높아져서
이번 선거 투표율이 높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진영논리가 극대화 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사전투표율이 높은 건 그런 이유들 때문이겠죠. 세계의 시선이 한국에 모이고 있습니다. 누굴 뽑아도 괜찮으니 투표율이라도 높이는 게 좋을지도. 기권표도 투표율에 포함되지요?
이번 여름은 눈이 올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