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맥주 한 캔 빨면서 대충 볼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찾던 중
나온지 몇 년 된 SF스릴러 '더 시그널'을 추천받음.
감상.
......
내가 수입배급사 대표라면, 이걸 들여오자고 제안한 놈 월급을 깎아서 마케팅 팀 보너스를 줄 것.
'어스파'의 마크 웹이나, '나를 찾아줘'의 데이비드 핀처나, '소스코드'의 던컨 존스 등과 같이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과 개성적인 구도 면에서는 볼 만 하다.
다만 그 외의 모든 면에서는 닐 블룸캠프의 열화복제판.
온갖 상징으로 복선이란 복선은 다 깔아두고
'이 정도면 내 의도를 이해하려나? 나중에 이거 떠올리면 탄성을 내지르겠지?' 하며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 킬킬대며 각본을 짜는 윌리엄 유뱅크 감독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90분 내내 떠오르는 생각은
'에이 설마... 너무 빤한데 그건 아니겠지.... 그래 아닐거야.... 음.... 이게 끝? 크레딧 뒤에 쿠키영상도 없어? 진짜 그게 끝??'
이 영화가 1시간 반 짜리라는 것에 감사한다. 아까워할 시간이 90분밖에 안되네.
맥주 한 캔도 알콜이라고 취중에 느낀 대로, 그냥 손 가는 대로 막 써갈긴 주관적인 감상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