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이야기의 끝을 이미 알고 있다.
발전소 안에서 동분서주한 엔지니어들이,
신비한 푸른 빛을 구경한 마을 주민들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달려간 소방관들이,
덜렁덜렁하면서도 땅을 파들어간 광부들이,
긴급 징집되어 알주머니를 차고 복무한 젊은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90초를 보낸 수많은 병사들이,
이 모든 일을 직간접적으로 초래한 이들이,
거짓을 덮기 위해 또다른 거짓을 덧씌운 그 모든 행위가,
종국에는 어떤 마지막을 맞이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걱정되는 건
이 이야기와 비슷한 듯 다른,
끝난 것처럼 덮어씌우지만 아직 아무 것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멀지 않은 곳에서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혹자는 이 드라마의 유일한 단점이 ‘실화’라고 말한다.
비슷한 평을 받는 드라마가 또 제작되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