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데 정신팔려서 사진이 띄엄띄엄 있네요ㅋㅋㅋ
1. 콩을 잘 씻어서 물에 불린다(여름엔 반나절, 겨울엔 하루).
2. 불린 콩을 잘 간다. 건더기 없이 미세하게 갈릴 수록 맛있다기에 분쇄기-믹서기 2단계로 갈음.
3. 큰 들통에 물을 1/3정도 받아 끓인다. 원래 밖에 있는 가마솥으로 끓이려했으나 날씨가 말도 안되게 추워서 주방 가스렌지로 함.
4. 들통의 물이 끓으면 갈아둔 콩을 천천히 부어 뭉근히 끓인다. 콩물이 너무 진하면 눌어붙을 수 있으므로 나무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적당량만 섞는다. 가마솥 말고 들통으로 하느라 두 번에 나누어 끓임ㅠ
5. 콩물이 보글보글 끓으면 면포로 콩비지를 거른다. 콩비지가 식으면 뭉쳐지면서 콩물이 안 빠지니 뜨거울 때 꾹꾹 눌러가면서 콩물을 뺀다.
6. 걸러낸 콩물이 아직 뜨거울 때 간수를 약간 섞는다. 살짝 넣고 저어주고 간보고, 살짝 넣고 저어주고 간보고 하다보면 뭔가가 몽글몽글 뭉치기 시작함.
7. 두부틀에 면포를 펴놓고 몽글이들을 천천히 부어준다. 몽글이들이 면포의 구멍을 막으면 뜬물이 잘 안 빠지니 주걱으로 살살 긁어주면서 하면 좋다. 두부틀에 몽글이들이 다 차면 면포 끄트머리를 여며 덮어주고 두부틀 뚜껑을 닫아 무거운 걸로 몇 시간 눌러준다.
8. 두부틀에서 두부를 꺼내 맛을 본다. 응고제가 아니라 간수를 써서 그런가 맛이 무지하게 쓰다. 대야에 물을 가득 받고 두부틀에서 꺼낸 두부를 통째로 퐁당 담궈 쓴 맛을 빼준다.
9. 쓴 맛이 적당히 빠진 것 같으면 썰어서 먹는다. 김장김치랑 먹어도 되고, 볶음김치랑 먹어도 되고, 양념간장이랑 먹어도 되지만 간수로 굳힌 전통방식 두부는 그냥 순정으로 먹는 게 제일인 것 같다.
10. 들인 품과 시간 등등을 계산해보고, 다음엔 그냥 사서 먹어야겠다고 다짐한다.
11. 대기업 두부, 마트 두부, 시장 두부 등 여러 시판 두부들을 사먹으며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에 시달린다.
12. 울면서 이 짓거리를 또 한다. 킹치만 시판 두부에선 이런 맛이 안 나는걸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