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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원망스럽게도 (2)
2010/06/14 AM 03:08 |
생각해보면
"아 시발 귀찮아 힘들어 안할래"
"아무도 안 좋아해 그냥 나 관둘래"
하다가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게 만드는 음악이나 작품을 마주서게 되면,
이 습기찬 반지하방에 앉아. 타블렛 펜을 집어들게 되고,
끈적거리는 키보드와 함께 10년 된 CRT 고물 모니터를 마주하고
또 다시 무언가를 하게 된다.
그 순간 만큼은 인기가 없어도 좋아.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도 좋아. 돈 벌지 않아도 좋아.
라고 스스로에게 미쳐 속삭이면서
항상 기적같이 삶과, 삶과 관련 된 모든것들을 그만두고 싶을 때, 그렇게 찾아온다.
중학교때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처럼.
어쩌면 이젠 그런 철없는 말들을 뇌까리기엔 책임 질 일들이 너무나 많지만.
"아 그래도 계속 살아야겠다." 라는, 내가 받았던 그 기분들을.
이 ㅤㅈㅏㅎ다랗고 시원찮은 것들로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에게 전해 줄 수 있다면,
절대로 그만두고싶지 않다.
바보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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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꽃무늬 사랑 - 심재휘 (0)
2010/06/13 PM 10:32 |
누군가가 버린 침대 매트 하나가
분리수거함 옆 나무에 기대어 비를 맞는다
아파트 복도를 지나는 세에 탁 소리도
빗소리에 묻히는 적막한 여름날 오전
탄력을 잃은 잠자리의 희미한 꽃무늬가
비에 젖는다 촉촉하게 젖어도
다시 피어나지 못하는 무늬 꽃
구불구불 그려진 줄기는 이리저리 갈라지다가
물웅덩이 처럼 푹 꺼진 두 자리에서
영 지워진다 빗물도 그곳에서는
뒤척거리다가 고이다가 서로 등을 대고
오래 돌아눕는다
풀밭의 풀들은 흙에 더럽혀져도
찬비에 온 몸을 맡기고
꽃무늬 매트가 기댄 나무를
넝쿨이 친친 휘감으며 기어오른다
지겹도록 연일 비가 내리는 7월
아파트 늙은 경비가
비에 허물어진 것들이 있는지 보러 나가는데
분리된 사랑이 수거를 기다리며 서 있는
쓰레기장 온갖 쓰레기들 곁에서
아!
다 지워진 꽃무늬 사랑에도
슬쩍 손을 내밀어 쓰다듬는 넝쿨 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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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휘 시집 - <그늘>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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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NO 팬픽 (0)
2010/06/13 PM 10:20 |
포토샵 키다가 그냥 껐다. 짜증이 났다.
운명인지 버릇인지
결국 그리다가 짜증이 났다.
이래봤자 누가 좋아한다고.
문제는 내가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거다.
관심이 없으면 이걸 왜 하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나의 그림을 그려주지 않고,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보면 "나는 그림을 잘 못그려서"라고 말하며 도망쳐버린다.
내가 바라는 건 잘 그린 그림도 아니고 명작도 아닌데
외롭지 않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고,
올리고 나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데,
보고 견딜만한게 없다.
내가 왜?라고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게 없다.
대답을 얻기 위해 시작한 일도 아니었지만.
벗은 말할꺼다.
"짜증내면서 왜하냐? 그냥 그만 둬."
그럴려고 고민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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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없는 열등감 폭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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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싶은데도 다시 하게 만들수 있게하는 것이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