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전 글에 권고사직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썼습니다.
현 근무처가 다른 회사에 인수되어 고용승계로 넘어가거나,
인수가 안되면 1달치 급여 위로금 받고 나가게 된다고 작년 11월 통보를 받았었죠.
그런데 다행히 다른 잘 나가는 업체가 인수를 하였고
저를 포함한 다른 근무자들 모두 고용승계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연봉도 세전 70%정도 인상됐구요.
사회생활 하면서 겪는 최악의 불경기에,
저도 그랬고 여기저기 권고사직 통보받는 사람들도 많아서 상당히 막막하고 불안했는데,
오히려 연봉 올려서 현 근무지에서 계속 일하게 되어서 다행이기는 합니다.
저는 현장직인데, 같이 고용승계 넘어가는 사무실 직원 이야기 들으니
현 직장 분위기가 개판 5분전을 넘어서 헬이라고 하더군요.
권고사직 대상 아닌 직원들도 엑소더스 중이고,
거기에 사내 정치질하던 부장급 몇 새끼들은 아주 미쳐 날뛰고 있다고...
이래저래 여러가지로 다행이기는 한데 뭔가 기분이 막 좋고 그렇지는 않네요.
일단 첫번째로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하게 되어서 지옥에서 천국으로 탈출한것 같지만
이게 내 능력을 인정받아서 능동적으로 이뤄낸게 아니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무 선택권도 없이 이루어 졌다는게...
스스로도 설명을 못하겠지만, 뭔가 무력감도 느껴지고 허무함도 느껴지고...
두번째로는 새로운 회사에 넘어가는 인원 중 제가 회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간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 배려하는 마음도 부족하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착한척 쥰내 하면서 뒤에서는 남들 험담이나 해대는,
아무튼 인간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랑 결국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최악인게, 능력은 딸리는데 업무 주도권은 본인이 쥐려고
업무에 필요한 정보 중 일정부분은 공유하지 않고 본인이 혼자 해결하려고 하거나,
임원 회의등에서 나온 지침이나 지시를 저에게 잘못 전달해서 제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보다 나이도 직급도 높은 사람이지만 핏대 올려서 싸운적도 많은데, 변하는게 없더라구요.
새로운 회사에서 사람들과 일하면서 적응해야 하는 부분보다, 싫은 사람이랑 계속 일해야 한다는게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