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는 집에서도 외롭다 라는 내용의 글...
미래의,혹은 현재의 유부 루리웹 유저들도 꼭 저걸 주의해야 합니다.
이유는 패스하고, 저는 제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제 관점에서의 감정으로는 거의 남남에 가깝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어렸을때부터 아버지는 밖에서 지냈고 저는 어머니와 지냈기때문에 평생 살며 아버지와 같은
지붕 아래에서 있어본건 최소한 제가 기억하는 초등학생 시절 이후부터 다 합쳐도 1년도 안될겁니다.
특별하게 홀대당했거나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자주 보질 못했으니까요.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같은 감정이 아니라 부정(父情) 을 겪어보며 자라질 않아서
성년이 된 이후에 만나게 되면 그냥 남남 같습니다. 아버지 또한 절 어려워 합니다.
지금에 와서 갑자기 결혼도 하고 너도 어른이니 그래도 네 아버지니 챙겨야 하지 않겠냐,
그래도 핏줄은 다르다.. 라고 주위에서 가끔 이야기 하는데
그건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TV나 드라마에서처럼 극적인 상황이 있거나, 아님 나이들어서 문득,
갑자기 부정이 물밀듯 밀려오면서 아버지! 라고 할 일이 있을지 아직 장담은 못하지만
지금 같아서는 그럴 일이 없을듯 합니다.
기러기 아빠가 되는 건 당연히 가족을 위해서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마
대부분 경제적 이유겠지요. 일부러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싶어하는 게 아닌 이상은요..
다만 경제적 여건을 챙기느라 다른것을 소홀하게 하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제 경험에 의하면 가족의 유대관계는 핏줄이 같아서 저절로 유지되는게 아닙니다
같이 얼굴 보고 호흡하며 웃고 울고 화내는 생활을 공유하며 만들어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과 시간 보내는 일을 중요하고 생각하고자 항상 노력합니다.
루리웹 유저들도 부디 좋은 가족관계를 만들고자 늘 노력하며 잘 살길 바랍니다.
저희 아버지도 기러기 생활을 좀 하셨는데.. 당시 제 기억으론 아버지께서 고생하신걸 몰랐던건 아닌데, 어린 마음에 그걸 이해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나마 제가 아버지에 대해 좋게 기억하는 것은, 잠깐 잠깐 오셨을 때 화려하지 않더라도 동네피자가게나 햄버거 가게에서 같이 외식을 한다던가, 잠깐씩이라도 1:1로 할아버지나 친척, 가족에 대한 대화를 했다던가..
고등학생때 게임이나 학교숙제를 핑계로 아버지와의 대화를 회피할려다가 어쩔 수 없이 못 피하고 끌려다녔는데, 지나고나니 그 시간들이 실은 참 소중했다는게 지금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