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뭐라고 말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동네에 아는 형님이 한분 계신데, 그 왠일로 술마시자고 하길레 갔더니 이혼한다고 합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나름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건실한 회사에서 부장이라 생활에여유도 있었는데
부인이 몇년전 갑자기 10살 아들과 8살 딸을 데리고 유학을 간다고 하더랍니다.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유라고 하는데 당시에 저 포함 많은 지인들이 말렸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때 유학가는것도 힘든데 벌써부터 유학바라지 하려면 허리 끊어진다고..
오메불망 말렸건만 결국 그 형님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일단 남부럽지 않은 50평 아파트가 사글세로 바뀌었고
집안일 해주는 부인이 없으니 와이셔츠는 맨날 꼬질꼬질하고
자동차도 없어지고 목숨보다 귀하다는 낚싯대도 다 팔아버리고
저금은 이젠 없어졌고, 월급은 대부분 꼴아박고...
술자리에도 안오더군요
우리가 살테니 오라고 그렇게 말해도,
어차피 한번 얻어 먹으면 한번 사야 하는 한국남자 입장상 얻어먹기만 하는것도 부담이라고 하면서...
반년에 한번 볼까 말까...
그러다 어제 술을 마셨는데, 집사람이 이혼해 달라고 합디다...
이유인즉 본인이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못참겠데요...
순간 울컥해서 너만 외롭고 힘들었냐고 하면서 싸웠는데
이제는 자식들이 아빠는 엄마마음을 모른다고 매도하면서 척을 지고 있답니다.
이게 무슨 개소린가요?
이 형님이 정말 너무 불쌍해 죽겠네요
월급 500여 만원에서 본인 생활비 줄이고 줄여서 400만원가까이 매달 보내줬는데..
애들 장래를 생각하면 부모가 희생하는게 당연하다고 허허 웃으면서 버텨왔는데...
더 서러운건... 이 지경이 됬는데도 당장에 돈이 없어서 캐나다에 날아갈생각도 못한다는거...
그래서 비행기값 준다고 했는데
비행기값이 있어도 날아가서 문전박대 당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무서워서 못가겠답니다.
기러기 아빠의 비참한 결말이네요...
옆에서 보고있는 제가 정말 답답하고 억울해서 죽을거 같습니다.
저러고 이혼하면 위자료에 양육비 까지 내놓으라 할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