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너른 평야로 가자.
정상에 오른들
하늘에 닿을까.
하늘에 닿은들
구름이 잡힐까.
구름을 잡은들
펼쳐보면 눈물과
다를 바 없으니.
저 산은 다를까.
저어기 저 산은 다를까.
힘겹게 오르면 뭐 하나.
도시락 까먹고
고함이나 지르다
해 넘어가기 전에
터덜터덜 내려오겠지.
내 집은 저 아래.
내 가족도 저 아래.
내 친구도 저기 저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으로
아이고, 고되다.
살그머니 스며들어
잠이나 자야지.
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너른 평야로 가자.
올려볼 것도
내려볼 것도 없이
친구야, 부르면 돌아볼
평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