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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낱개들 (0) 2024/06/14 PM 07:07

낱개들



너의 모양, 너의 빛깔

꼭 맞는 자리가 있었을 텐데.

쫓기듯 구겨놓인 탓에

괴상한 그림이 되었구나.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

손가락질 받지만

그게 어디 네 탓일까.

다그치고, 재촉하니

헐레벌떡 뛰었을 뿐이지.


나의 모양, 나의 빛깔

선명했던 시절도 있었을 텐데.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푸르스름한 빛깔마저

본디 나의 것이었는지

멍이 들어박힌 것인지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세상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낱개가 되어버린 조각들이

방황하는 조각들이 너무 많아.

물어보고, 또 물어봐도

모른다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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