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마약피 빨던 도중 흥미로운 영상을 보았습니다.
'과학적으로 비교한 진보와 보수의 뇌'
'진보의 뇌는 자기조절을 못한다?'
아니 이건 무슨 뿌슝삐슝빠슝안녕하세요병신티비입니다오늘은개똥빨아먹는소리를들려드릴까합니다같은 소리야.
영상을 보았습니다.
아니 이건 무슨 뿌슝삐슝빠슝안녕하세요병신티비입니다오늘은개똥빨아먹는소리를들려드릴까합니다같은 소리야.
검색해서 원문(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0-72980-x)을 읽어봤습니다.
...... 별 문제 없는데?
엄밀히 따지자면
1. 연구대상자들의 부족과 편중
2. 자기평가방식 정치적 성향 구분의 불명확성
3. 정치적 극단주의가 정서적 경직성에 주는 영향을 고려할 때, 극단적 지지자에게도 이 연구결과가 적용된다 보기 힘듦
이런 한계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연구 내적으로는 (뇌과학 전공이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논문입니다.
연구진들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보수주의자들의 강한 연결 강도에 주목했을 뿐
그것이 뇌의 모든 기능에서 그렇다거나, 진보주의자들은 그런 강한 연결이 없다거나 등의 언질은 하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다른 영역에서는 진보주의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연결 강도를 지니거나,
다중 비교에 의한 교정 이전의 normalized modurality에서는 진보주의자들의 평균이 더 높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네요.
괜찮아요. 왜냐하면 그 부분은 연구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거니까요.
그러면 문제는 무엇인가.
영상 내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아무튼 연구진은 총 106명의 서울대 학생들을 모았습니다."
"~ 진보는 42명, 보수는 16명, 중도는 44명이었습니다."
... 이상하지 않아요?
42 + 16 + 44 = 102
106명이라며???
원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 모집한 대상은 116명입니다.
그 중 심리학적 테스트와 면담을 통해 102명을 선별해 연구했다고 합니다.
논문 전체를 뒤져봐도 106이란 숫자는 딱 네 번 등장합니다.
측정 대상자가 촬영한 뇌영상에서의 관심 영역 수 (106 ROIs).
어떤 저널의 통권 106호.
다른 저널의 통권 106호.
다른 저널의 1069쪽.
대체 106명이란 듣도보도못한 수치는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흥미로운 것은,
2020년 11월 17일에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SBS, 국민일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냈는데
그 기사들에선 죄다 '106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고 하네요.
보도자료를 돌려봤는지 내용도 대동소이하고요.
의학전문 미디어가 아닌 메이저 언론사 중에서는 '특정 성향'의 언론들이 주로 이 기사를 실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 하네요.
그 기자들은 대체 원문을 읽어보긴 한 걸까요? 뭔 생각으로 기본적인 사실확인도 채 안된 기사를 올릴까요?
그리고 이 유투버는 대체 원문을 읽어보긴 한 걸까요? 뭔 생각으로 기본적인 사실확인도 채 안된 영상을 만들까요?
그리고 그걸 퍼나른 모 마이퍼는 대체 (이하 생략)
추측하자면 이렇습니다.
연구진은 그저 뇌과학자이자 뉴로폴리틱스 연구자로서 정치적 성향과 뇌 신경망의 구조가 연관이 있는지 연구했을 뿐이고
기레기들은 원문도 안보고 연구 일부를 잘라 오독을 유도하도록 자극적으로 맛사지하고는 그걸 서로 파쿠리하면서 기레기짓 했으며
렉카유투버는 원문 본 척 기사만 읽고 기레기들도 남겨놓은 단서조항마저 빼놓은 채 어그로 옴팡 끌리는 자극적 영상을 만들고는
'저어는 중립입니다.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전달했을 뿐이니 반박하려면 SCI급 논문 들고왕ㅋㅋㅋ'이라며 조회수 달달하게 뽑고
팔랑귀는 귀가 팔랑팔랑해서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좋다며 헤헤 퍼온 것 같네요.
네 줄 요약
1. 연구진은 연구했는데
2. 기레기가 기레기짓 하고
3. 렉카유투버가 렉카유투버짓 하고
4. 팔랑귀가 팔랑귀짓했다.
네 줄도 길다면, 한 줄 요약
진주를 진흙으로 코팅하고 똥통에 빠트려 똥으로 뒤덮고는 똥 묻은 손으로 던짐
p.s - 조회수 대비 어그로가 과하게 튀었는지 23:30분 기준으로는 영상 제목도, 썸네일도 바꿔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