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본 이후로 세 달동안 이 영화만 기다렸네요.
기대에 부푼 가슴을 억누르며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친구를 끌고 가서 본 소감으론..
적지 않은 실망을 했습니다.
인력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는 대자연의 분노와도 같은 고질라가 모든 걸 휩쓸어버리며
오만한 인간들의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는 그런 분위기에 어찌저찌해서 똑같이 생난리를 치는 무토와의 대결을
그린 듯한 예고편은...생구라였습니다.
사실 예고편에 나온 박살난 도시, 끊어지는 철로, 폭발하는 공항은 대부분 무토의 작품이었고
고질라는 폭주하는 무타 때문에 무너지는 자연의 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튀어나온 정의의 사도였어요....
양 사이드에 함선이 따라오고 있는데 느긋하게 무타를 추적해가는 그 모습에서 좀 벙찌기까지...
첫 등장에서 큰 덩치로 인해 쓰나미를 일으킨 걸 빼면 무타랑 비교해서 크게 사고도 안치고
그리고 기껏 포스 넘치게 등장해놓고 무토와의 첫 대결은...스킵,
두번째 대결도 스킵,
마지막에 가서야 2 대 1의 전투신이 그려졌지만 이미 영화를 이 시점까지 본 입장에서 지쳐가지고
감흥이 별로 없더군요.
무슨 싸우는 것도 고질라가 워낙 똥실똥실하고 팔도 짧으니 길쭉길쭉한 애들 상대로 막 밀면서 싸우는데
어린 꼬마가 막 투닥거리는 줄 ㅋㅋㅋㅋ우는 소리도 뀨~! 거리고 ㅋㅋㅋㅋ 졸 귀 ㅋㅋㅋㅋㅋㅋ
회심의 꼬리 휘두르기 한 방 쓰고 자기도 지쳐서 기력 충전하질 않나 ㅋㅋㅋㅋㅋㅋ
뒤에서 어르신 한 분이 "비만이라서 저래 ㅋㅋㅋ 운동 부족이야ㅋ"하시는데 빵 터짐 ㅋㅋㅋㅋ
등 돌기가 파래지면서 브레스 뿜는 장면만 오! 하면서 봤습니다.
그냥 공공장소에서 풍기문란하게 애정행각을 하는 커플을 타도하는 고대의 솔로부대 정예요원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고질라의 위엄을 뽐내는 압도적인 시각효과 덕에 눈호강은 제대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자면 이번 고질라 너무 귀엽게 묘사됐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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