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콜슨의 조커와
히스레저의 조커는
익살스럽고, 멋지다고도 생각했어요.
상대적으로 히스레저 버전의 조커가 현실적이고, 진중하긴 하나
어쨌든 영화적인 캐릭터의 틀은 벗어나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번 조커는....진짜 두렵고 찝찝하더라고요.
어딘가에 실재할 범죄자의 탄생/연대기를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고 나온 기분입니다.
그리고 영화 보면서 눈물이 좀 돌았던 건.
영화 내내 조커가 누군가와 따뜻한 스킨십을 나눈 장면이
다 본인이 만들어 낸 허상이고 망상이라는 것.
살면서 진심어린 따뜻함을 단 한 순간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 가슴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누구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따뜻했더라면,
하다 못해 난쟁이 개리만큼의 예의라도 갖 춘 사람들이 주변에 몇 사람이라도 더 있었더라면
저정도 괴물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회사 식구들이랑 다 같이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소감들이 딱 2개 뿐이더군요.
내 삶이 저랬다면 도무지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그냥 자살했을 것 같다.
나도 조커같은 괴물이 됐을 것 같다.
다른 긍정적인 선택지는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 소름 돋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안 떠오르더라구요....
너무 감명 깊게 봤지만 두 번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마음이 불편해요.
진짜 걱정해야 할 부분은 사람을 그런 상황으로 만드는
미국식 자본주의 사회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느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