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겐
서울 상경 40년이 되어가는 친구분이 계신다.
나랑도 안면이 있으시고. 간간히 전화로 안부를 서로 물으시는데.
오늘 거실을 지나며 듣는 두 사람의 대화가 귀엽고 흥미진진했다.
대략 친구분이 언제까지 부산에 살거냐고 서울 올라와라. 고향친구 하나 없어
심심하다 했나보다. 어머니의 놀림이 시작된다.
"느그 동네 순대에 소금 찍어멌는다메. 즐때 안간다"
전화기 너머로 끅끅 웃는 친구분 목소리가 들린다.
괜히 나도 장난기가 도져서 어머니 근처로 다가가
한 마디 거든다.
"엄마, 서울 간짜장엔 달걀 후라이 안 얹어준다더라"
"헐랭...절대 안간디!" 하고 어머니가 문자 그대로 말했다.
전화기 너머로 친구분이 "나이가 몇인데 '헐랭'이란 말을 쓰냐고
전에 보자니까 게임 해야 돼서 바쁘달때부터 알아봤다"
고 뒤집어지듯 웃으신다.
지금은 개노잼 됐다고 욕하고 접으셨지만. 어머니는 지난 8년간 부지런히 와우를 하셨었다.
계기는 거상이 질려서 딴 게임 찾고 있는데 나 와우하는 게 재밌어 보인다고.
즐겁고 좋다 이런 순간.
ㅎㅎ 훈훈한 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