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지요.
그것도 그냥 삼겹살하는 집도 아니고 양념족발이라고 알맞은 크기로 썰어낸 족발에 매운소스를 더해
불닭과 흡사한 맛을 내는 집입니다.
서빙,계산,한산한 때는 직접 조리도 하는데 장갑 몇겹에 의지해서 뜨끈뜨끈하게 달아오른 고기에 양념을
바르려니 손이 익을 것 같고...내 나이 또래정도 되어 보이는 찌질이 새끼가 깔보는 표정으로
명령조로 음식 주문하고....ㅡㅡ;
주문 제대로 못알아듣고 엉뚱한 음료 갖다 줬다가 손님께 야단맞고
하....제대로 돈 벌어보려니까 이렇게 힘들구나..우리 부모님은
수십년을 그렇게 힘들게 사시면서 누나랑 날 돌보신 거구나.
하면서 퇴근중 버스에서 생각에 잠기다 눈물도 흘리고
첫날은 진짜 난리였습니다.
둘쨋날부터 사장님 가르쳐주시는 것도 좀 더 귀에 쏙쏙 들어오고 날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세번째 일하는 날부터 잔실수 없이 무난하게 일처리 하면서
후덕한 인상의 손님께 "멋진놈이구만"하는 칭찬도 들어보고 그랬네요 ^^
아르바이트라는 것이 참 좋은게
예전에는 100원이 있든 10만원이 있든 일단 주머니에 든 돈은 있는만큼 써대는
절약이랑은 전혀 안친한 성격이었는데
이제
돈쓰는 일에도 신중해지고
식당같은 곳만 가면 내가 왕이라도 되는양
싸가지 없이 굴던 태도도 확 고쳐졌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 월급 받는 날에 비싼 건 아니더라도
꼭 아버지 손목시계랑 어머니 지갑 하나는 해드릴려구요.
물론 남는 돈은 아껴야죠.
저같은 경우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할때 매니저 때문에 승질나서 고생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