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머리야... 어제 미국에서 5년만에 귀국한 ㅂㄹ친구가 와서
전국에 퍼져있는 동네 ㅂㄹ친구들 몇년만에 다 모여서 온밤을 불살랐습니다.
젊었을적에는 날밤까면서 술마시는거 일도 아녔는데 나이 먹으니 힘드네요.....
언제 필름이 끊겼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고 집에 언제들어왔는지도 모르겠고 머리는 깨질거 같이 아픕니다.
마눌님 눈치 보면서 북엇국이나 해달라고 하려고 거실로 나왔는데
엄마 아들 딸이 셋이 무표정으로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맛있는 녀석들 재방을 보고있더군요... 뭔가 무서웠습니다.
말거는데도 들은척도 안하고 무시하고... 꼭 어딘가의 공포게임에서 본거 같은 연출인데
실제로 당하니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더군요..
한참을 무시하다가 나중에 말을 해주는데
아파트 입구부터 가관이었다고 합니다. 경비 아저씨 붙잡고 4차 가자고 고성방가에...
제집도 못찾고 이집저집 두들기면서 새벽에 민폐끼치고....
경비아저씨가 어떻게 알아서 겨우겨우 집에 데려다 주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바지에 토하고.....
치킨은 또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디테일하게 뿌링클로 하나 사오고..
도데체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정말로 그런걸까? 싶은 모험담을 쏟아내는데 위쳐 서브퀘스트 스토리 듣는줄...
머리아프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창피하고... 아 진짜 죽고 싶습니다.
그와중에 짱구 굴리다 증거있어? 증거 없으면 꽝이야 하고 나름 '회심의 반격이다!!!!' 하고 날렸는데
어찌된게 이놈의 가족3명이 전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네요... 얼마나 한심했으면...
동영상보니 진짜 왠 꽐라가 개지!랄 떨고 있는데 죽을때까지 매일밤 이불킥 30분씩 해야 할거 같더군요
그 와중에
'야 닭을 샀는데 목부터 다리까지 밖에 없어 머리가 왜 없는줄알아? 감옥에 있기 때문이야 ㅋㅋㅋ'
라는 아재드립날릴때는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습니다.
마누라는 에르메스 백
아들놈은 지샥
딸은 파우치
를 요구하고 앉아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랜섬웨어군요.... 미치겠네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진짜 부끄럽고 창피해죽겠습니다. 아 왜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