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에 외할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근데 외할아버지는 평소 가족들에게 간섭도 많이 하시고
자식들을 항상 모른체 하고 도박 하고 빚 지고
낯선 사람들이랑 싸우고 욕하고..
고집도 쌔셔서 보험 하나 안 들으셔서 친척들과 저희 가족이 막대한 병원비를 냈는데
그마저도 고맙다는 얘기 하나 안 하시고 더 사시겠다고 이를 가시다가 결국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외손자인 저를 별로 안 좋아하시고 친손자랑 비교 하시면서 사셔서
딱히 슬프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4일전 첫째 외삼촌이 향년 56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사망원인은 급성 심정지와 장기 손상인데..
할아버지를 꼭 닮으셔서 보험이란 보험은 하나도 안 들어놓으시고
병원도 한번 안 가셔서 결국엔 상태가 점점 악화 되시더니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근데 첫째 외삼촌은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첫째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 두분을 학교도 제대로 안 보내시고
어렸을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시키시면서
버는 돈 족족 뺐어 가셔서 할아버지가 도박하고 노름하고...
그래서 둘째 외삼촌은 성인이 되시고 연락을 끊으시고
첫째 외삼촌은 그래도 자기 아버지라고 생각하시고 거의 40년 가까이 일만 하시면서
할아버지에게 바치셨습니다
결혼도 못하시고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으시고
그리고 삼촌에 형제들 중 유일한 딸이였던 저희 어머니에게
대학 다니라면서
대학 등록금부터 생활비 자취방 월세 다 지원 해주시고
결혼하실때나 이혼하실때나 저희 집안이 어려웠을 때도 싫은 소리 안 내시고
항상 아낌없이 지원 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엄마에게 전문대밖에 못 보내줘서 미안하다며 항상 아직도 미안해 하시는
정말 가족들 밖에 모르시는 분이셨습니다..
삼촌은 정말 일 하시는 것도 가리지 않고
반도체 공장 노가다 시체닦이 포크레인 화물운전.. 정말이지 힘드신 일은 전부 가리지 않고 하셨고
지인분들이나 가족들 상례는 답례 없이 늘 도 맡아서 해오셨습니다
다 큰 저에게도 항상 용돈을 챙겨주시고
삼촌 지인분들에게 저희 어머니랑 저를 1순위로 자랑하시고 다니셨습니다..
그렇게 늘 자기보다 가족을 늘 먼저로 생각하시는 삼촌을 생각하니
영정사진이 정말 짠하게 느껴지네요..
저희 어머니도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땐 눈물 몇번 안 흘리시더니
삼촌이 돌아가시니깐 주저 앉으시며 우시고
아직도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시네요...
장례가 끝나고 삼촌 유품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가 통장를 발견했는데
통장 3개에 총 10만원 남짓한 돈이 들어있었습니다..
이렇게도 돈이 없으신분이 어디서 그렇게 큰 돈이 있으신지 가족들에게 나눠 주셨는지
더더욱 가슴이 울컥하네요..
엄마는 삼촌이 돈이 없어서 병원 가는걸 두려워 하신거 같다며
못난 동생이라며 또 미안해 하시네요...
살아생전 하고 싶은거 하나 못하시고 떠나가신 삼촌이
하늘에서는.. 아니면 다음생에는
정말 늘 행복하고 원하는 모든걸 이루면서 사시는 그런 사람으로 되시길 가슴속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