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분별이 좀 어둡고 쉽게 잘 믿는 사람들로 하여금
말도 안되는 이야기나 음해공작을 믿게 만들던 것이
이명박이나 박근혜 등의 과거 정권이나 구 한나라당이
넷상이나 미디어에 알바를 풀어놓음으로 생긴 제일 큰
악영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 짓거리로 인한 제일 큰 폐해는 오히려
넷과 미디어에 밝고 그래서 쉽게 믿기보단 의심부터
하고 보던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자기랑 좀 안맞다 싶으면 '이거 알바의 소행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흉터를 남긴게 아닌가 싶네요.
제 경우를 말하자면 노무현과 문재인을 인간적인 면으로
그 정적들과 놓고 봤을 때 매우 좋게 생각하는 편이고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를 따지면 분명 단 한번을 빼면
민주당측에 표를 줘왔던 사람이지만 내가 지지하는
대통령과 당이 항상 옳은 선택만 하리라 믿진 않고
실수를 할 경우엔 피드백을 하게끔 비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의 지지자입니다.
또한 정략과 정쟁보단 정책 위주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상대당이 구 한나라당측이라 한들
민주당이 내놓지 못한 바람직한 정책을 제시했을 경우엔
썩 내키진 않더라도 최소한의 칭찬 정도는 하곤 합니다.
그래야 내가 지지하는 당이 긴장을 할거라고 믿으니까요.
근데 현실을 보자면 제 경우와 거의 반대되는 케이스인
'일단 지지를 하면 믿어줘야 하고 실수해도 감싸주자'
그리고 '정략적인 측면을 이용해서 상대당을 무너트리자'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또한 최근의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었을테고 저와 마찬가지로
같은 대통령과 당에 표를 줬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서로의 생각이 좀 달라도 큰 목표를 공유한다면
필요 이상으로 싸우거나 헐뜯는건 바람직하지 않겠죠.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과거 정권은 젊은 세대들에게
정말 효과적으로 독을 풀어놔버렸고 이제 우리 세대는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알바' 로 보이곤 해요.
"이건 더민주가 명백히 잘못했는데도 자한당보단 어쨌든
낫다며 맹목적으로 옹호하는데 저거 지능적 안티 아닌가?"
"현 야당측이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지 알법한데 문재인이
좀 아쉬운 모습좀 보였다고 비난하고 있으니 알바인가?"
저희 세대 사이에 생긴 이 흉터가 언제 아물지는 모르나
지금 세태만 보면 우린 흉터에 새살이 돋도록 하긴 커녕
오히려 계속 딱지를 잡아 뜯어 스스로 곪게 만드는 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종종 들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