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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체들의 밤 (0) 2022/09/22 PM 06:17


시체들의 밤 _ 박창선



새벽이 섬뜩해진 것은

자판을 두드리던 광기가 걷히고야

심장소리마저 멎었음을 깨달아서겠지


아침 두려워진 것은

방 안 가득 메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비틀린 모습 마주  용기가 없어서겠지


걷기만 하는 몸뚱어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는지

탐하기만  뿐인 삶은

살아있다   있을까


굶주림에 추해질지언정

너의 삶을 물어뜯진 않으리

허기짐에 쓰러질지언정

너의 삶을 물어뜯진 않으리


시체들의 밤은 진다

시계 종소리에 아침이 피듯

기괴한 울음소리에게

지배당해 버린 거리에도

태양이 떠오른다


늘 그렇듯

시체들의 밤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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