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이버펑크 2077
사이버펑크 2077은 분명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지만 굉장한 게임인지는 모르겠다.
자유도에 대한 허상이랄까.
사이버펑크라는 세계를 만들어 놓긴 했지만
내 행동과 선택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주진 못 했다.
분명 이야기마다 나름의 선택과 분기와 변화가 있긴 하지만
결국은 정해진 큰 흐름에 휩쓸려간다는 느낌?
뭘 선택해도 같은 결과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내심 바랬던 미칠듯한 자유도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인물 관계도 호감도 작업을 하는 것처럼 의뢰를 풀어주면 친해지고, 아님 말고.
V의 평판 같은 경우도 수치로만 존재하는 느낌?
대단한 명성을 지닌 것처럼 말하면서도 NPC 반응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없고.
물론 스크립트가 가진 한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한다.
비단 사펑만의 단점이라기 보단 분기형 스토리가 가진 허상 같은 느낌이니까.
내 결정으로 인해 무한하게 뻗을 것만 같은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우니
큼직큼직한 덩어리 몇 개만 제시할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내심 아쉬움이 남는다.
큰 기대감을 안고 플레이 했다면 실망했을 게임.
그렇다고 망작이라 부르기엔 썩 괜찮은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