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까치가 물고 온다던 소식은
지지직 울어대는 잡음과
뚜뚜뚜 뜻 모를 신호음 사이
아무동 A 씨의 사연처럼
정제되고 첨가된 것만 같이
한없이 새하얗고
한없이 달콤하다
그것은 분명 별처럼 반짝였지만
스르륵 녹고 말 허상이었기에
나는 오늘도 주파수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굴곡을 넘어 찾는 소식이 들릴까 싶어
살짝 번진 흑연과
빳빳한 종이에 내려앉은
계절의 내음이 그리워질 즈음
겨울 다람쥐처럼 독촉을 한껏 문 우편함에
분홍색 꽃잎을 닮은 손편지 하나가 놓여있었다
잠을 깨우는 알람처럼
마음을 흔드는 이 편지를 보낸 이는 누구일까
오래전 함께 뛰놀던 소꿉친구일까
우연히 마주칠 때면 수줍게 눈인사하던 동창일까
나만 모르는 낯선 인연일까
설렘으로 펼쳐본 손편지에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만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선명하게 번진 외로움은
오늘도 실없는 웃음 짓는
나를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