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도 꽃무리가 피었다지 _ 박창선
잃어버린 날들은 꽃씨가 되었을까
저 먼 사막에선 꽃무리가 피었다지
모래바람은 나그네의 등을 떠밀고
별은 무심히도 반짝인다
주머니 속 태엽시계가 사각사각
힘겹게 하루를 뱉어내어도
쏟아지는 흐름에 어찌할 바 모르고
요즘도, 그런 것에, 그렇게
어쩌면 우리는 신화가 되려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높고 낮은 떨림에 담긴 구절이 되려나
남보다는 조금 더 진한 인연도
세월 속에 옅어져 가겠지만
순간을 간질이는 손가락에 걸고
지금은 그저 웃어주고 싶다
잃어버린 날들은 꽃씨가 되었다고
우리의 이야기는 조금 더 먼 곳에서
조금 더 먼 곳에서 활짝 피어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