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흔들리고 있습니까? _ 박창선
여전히 바람이 찹니다
당신은 마음껏 흔들리고 있습니까?
발도 말도 삶도
너무도 빨라진 탓에
안부를 묻는 것이
뭐 특별하겠습니까만
날이란 핑계로
이따금 물어봅니다
어찌, 마음껏 흔들리고 계신지요?
같은 하늘을 보면서도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같은 바다를 보면서도
부서지는 파도를 보았더랬죠
그래도 밤은 썩 좋았습니다
같은 별자리를 바라볼 수 있어서
떨어짐도 찬란했고
부서짐 마저도 눈부셨기에
그런 당신도 별은 좋다 하였습니다
영원과도 같던 밤도
새벽으로 칠해지면
청춘을 피우기 위해
우린 먼 길을 떠나야 합니다
멀어질 수 없는 세상에서
퍽 멀어져야 합니다
여전히 찬 바람에
어찌, 마음껏 흔들리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