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 _ 박창선
TV 속 상인은
알록달록 포장한 환상을 판다
산다 한 적 없건만
귀청을 때리는 매미 울음처럼
자꾸만 그리 살라 한다
성공한 자의 그림자는
깊고 길어 핏자국을 가리고
못난 무리의 곡성은
얕고 얇아 구름에 닿지 못한다
눈물은 눈에서만 떨어지고
TV 속 상인은
여전히 환상을 판다
달콤 하디 달콤한
누구나 그렇듯이
특별하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평범하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뒤처지기 싫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환상을 삼킨 적은 언제였는지
허우적거려도 잡아주는 이 하나 없다
하나 나 역시 내민 손들 무수히 쳐내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외딴 방에 유배되어 버린 후에야
지친 영혼 하나 뉠 곳 없다는 걸 알았네
눈물도 메말라버릴 지독한 여름이 되고야 깨달았네
창문에 붙은 매미는
참으로 열렬히 환상을 판다
하나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으련다
기나긴 여름이 멎을 때까지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