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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밤은 길다 (0) 2023/04/06 PM 07:20


밤은 길다 _ 박창선



숨이 막혀올 때면

개구리처럼 폴짝 뛰쳐나가

금붕어처럼 뻐끔거리다

술꾼처럼 부끄러워진다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물고기처럼 펄떡여도 보고

고양이처럼 서성여도 보고

시인처럼 투정을 부려본다


말똥말똥 별아 달아

어쩌자고 베갯잇을 적셨니

흘려보내기엔

밤이 깊어 이웃에게 폐가 될 텐데

토닥이려면

닿지 않을 달로 보내주겠니

밤은 기니, 밤은 기니, 밤은 기니


숨이 막혀올 때면

아이처럼 울어도 보고

아이처럼 누워도 보고

아이처럼 눈 감아 본다


아아, 어쩌자고 어른이 된 걸까

밤은 길고, 밤은 길고, 밤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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